기준금리 인상에도 안정화 역부족… 달러강세 여전한탓
4년반동안 달러比 30% ↓… 방어위한 자금투입도 한계
당국 시장개입 촉각… 전문가 "165엔까지도 가능" 경고

지난 6월16일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31년 만의 최고치인 1%로 올렸지만 엔화가치는 약 40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이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엔화가치 추락의 핵심이 미국과의 금리차라면서 엔저 상태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162.36엔까지 치솟았다. 이는 일본 정부가 대대적인 환율방어에 나선 2024년 7월에 기록한 저점 161.95엔을 넘어선 동시에 1986년 12월 이후 최고치로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거의 40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닛케이는 "엔화의 큰 흐름은 2022년부터 시작됐다. 엔화가치는 4년반 동안 달러 대비 30%가량 추락했다"며 "지난해 가을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경제정책이 '금융완화 지향' 기조로 추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엔화 매도 움직임이 강해졌다"고 전했다. 여기에 "중동정세를 배경으로 안전자산인 달러로 자금을 옮기는 '유사시 달러 매수'가 진행됐고 달러강세가 여전한 것이 엔화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장관은 이날 오전에 열린 각료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환율동향에 대해 "필요할 경우 언제든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전문가는 당국의 개입이 있더라도 미국과의 금리격차를 이유로 엔저현상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은행은 기준금리 인상기조를 유지하지만 인상속도 전망은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도 매파(금리인상 선호) 신호를 보냈다. 현재 미국(3.0~3.75%)과 일본(1%)의 금리격차는 2.50~2.75%포인트인데 확대될 수도 있다는 게 시장의 생각이다.
그간 일본 정부는 2022년과 2024년 환율방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엔화가치가 일시적으로 진정됐을 뿐 약세흐름은 이어졌다.
올해 4~5월에도 엔/달러 환율이 160엔을 돌파하자 일본 정부는 사상 최대규모인 11조7300억엔(약 111조6600억원)을 투입했다.
시바타 히데키 도카이도쿄인텔리전스랩 금리·환부문 수석전략가는 "현재 (새로운) 심리적 저항선인 '1달러=162엔' 부근에 엔 매수, 달러 매도주문이 몰려 있다"면서 엔화약세가 더 진행되면 손절매 물량도 나와 달러당 165엔까지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엔화가치 하락은 일본의 수입물가를 올리기 때문에 내수위축의 요인이 될 수 있다. 6월에 일본은행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주요 이유는 중동분쟁발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속화의 차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