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케빈 워시 의장이 16일(현지시간) "잭슨홀 정책 심포지엄에서 말했듯 전반적인 금융여건이 충분히 긴축적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워시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런 견해는 위원회 내에서 폭넓게 공유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워시 의장은 이날 금리 인상을 두고 "금융·신용 여건이 연준의 목표에 보다 더 부합하도록 통화완화적 조치의 일부를 거둬들인 것"이라고도 밝혔다.
물가안정 의지도 직접적으로 수차례 강조했다. 워시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오래 지속됐다"며 "연준의 주된 초점은 물가 안정이라는 책무"라고 말했다.
이어 "올여름 물가지표는 기조적인 인플레이션 추세가 의미 있게 개선됐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며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를 향해 명확하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하지만 FOMC는 오늘 그 기준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5년 넘게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며 "이번 금리 인상 조치는 연준의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물가상승률을 더 시의적절하게 되돌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선 비교적 낙관적인 견해를 보였다. 워시 의장은 "금리 인상 결정은 미국 경제가 강해지는 것으로 보이는 시점에 내려졌다"며 "신규 채용, 민간 부문 소득, 기업 설비 투자 등 이러한 지표들은 최근 몇 달간 개선됐으며 긍정적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워시 의장은 향후 정책 방향과 관련해선 선제안내(포워드 가이던스)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그동안 연준이 통화정책의 핵심 지표로 활용해온 소비자물가지수(CPI)나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에 과도하게 얽매이지 않겠다고도 밝혔다. 워시 의장은 "개별 지표는 불규칙한 변동이 많다"며 "데이터 지표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한 집착이고 중요한 것은 추세"라고 밝혔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2023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인상은 표결에 참여한 연준 위원 12표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지난 7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을 당시엔 금리 인상을 주장한 반대표가 3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