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키맨-AI 미래의 선구자들] ⑤ 존 터너스 애플 CEO
애플의 새 최고경영자(CEO) 존 터너스(51)에게는 의외의 취미가 있다. 카레이싱이다.
애플의 오랜 유리 공급업체 코닝의 웬델 윅스 CEO는 터너스의 레이싱 사랑이 그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단서라고 말한다. 그는 "카레이서 가운데 열정적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며 "하지만 레이싱을 잘하려면 극도의 침착함과 완벽에 대한 집요함이 필요한데 존이 바로 그런 사람"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터너스는 대중화에 성공하지 못한 '비전 프로' 개발 당시 내부에서 회의적인 시각을 유지했던 인물로 알려진다. 화려한 도전에 매료되기보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선별해내는 감각을 보여주는 대표적 일화다.
레이싱 트랙 위의 침착함과 집요함은 제품을 바라보는 그의 냉철한 감각과도 연결되는 셈이다.

터너스는 인생의 거의 절반을 애플에 몸담아온 정통 내부 인사이자 아이폰과 에어팟, 맥 등 애플의 핵심 제품을 설계해온 현장 출신의 엔지니어다.
스티브 잡스가 살아 있을 때 애플에 합류한 세대지만 리더십 경로는 잡스와 달랐다. 잡스가 강한 카리스마로 애플을 이끌었다면 터너스는 제품과 하드웨어 조직에서 차근차근 올라왔다. 팀 쿡이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된 뒤 CEO가 된 것과 달리 터너스는 25년 동안 애플 내부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는 1975년생으로 캘리포니아주에서 자랐고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수영선수로 활약했으며 졸업 작품으로 사지마비 환자가 머리 동작만으로 기계 팔을 제어할 수 있는 장치를 설계했다. 기술을 통해 사람의 삶을 바꾼다는 엔지니어링 철학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1997년 대학 졸업 후엔 가상현실(VR) 스타트업 버추얼리서치시스템에 몸담았다. 이어 2001년 애플의 제품 디자인 팀에 합류하며 '25년 애플맨'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맥 모니터를 개발했고 이후 아이패드 제품 디자인을 감독했으며 이후 맥 개발 전체를 책임졌다. 2013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을 거쳐 2021년에는 수석 부사장 자리에 오르며 임원이 됐다.
애플의 새 사령탑에 오른 터너스 CEO 앞에는 막중한 과제가 놓여 있다. 첫 번째 시험대는 빅테크 간의 'AI 전쟁'에서 주도권을 잡는 일이다. 애플은 그간 거대언어모델(LLM)이 아닌 온디바이스 AI인 '애플 인텔리전스'에 집중했지만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시에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른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다음 세대 기기도 찾아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터너스가 취임 직후 새로운 폼팩터 아이폰 듀오를 발표한 건 과감한 하드웨어 혁신으로 애플의 다음 세대를 직접 열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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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4조9000억달러 규모의 IT 공룡을 이끌게 된 터너스는 취임 후 처음으로 직원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엔지니어다운 설렘을 숨기지 않았다.
"우리가 아직 상상조차 하지 못한 제품을 함께 꿈꾸고 만들어낼 것입니다."
![[쿠퍼티노=AP/뉴시스]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캠퍼스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26.09.10. /사진=민경찬](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9/2026092119584268650_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