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녹인 바닷속 폭염…과학자들 "해양온난화 가속, 과소평가 말라"

북극 녹인 바닷속 폭염…과학자들 "해양온난화 가속, 과소평가 말라"

이지웅 기자
2026.10.0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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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어스비 순드(그린란드)=AP/뉴시스]포세이돈 익스페디션 투어 회사 소속 두 그룹이 그린란드의 스코어스비 순드에 있는 빙하를 바라보고 있다. 주요 과학 보고서에 따르면 1979년 이후 그린란드와 남극의 빙하에서 약 12조5000억t의 빙하가 녹았는데, 이는 미국 본토 전체에 1.5m 두께로 얼음을 쌓을 수 있는 양이다. 2026.09.16. /사진=유세진
[스코어스비 순드(그린란드)=AP/뉴시스]포세이돈 익스페디션 투어 회사 소속 두 그룹이 그린란드의 스코어스비 순드에 있는 빙하를 바라보고 있다. 주요 과학 보고서에 따르면 1979년 이후 그린란드와 남극의 빙하에서 약 12조5000억t의 빙하가 녹았는데, 이는 미국 본토 전체에 1.5m 두께로 얼음을 쌓을 수 있는 양이다. 2026.09.16. /사진=유세진

전 세계 바다가 뜨거워지는 속도가 지난 20년 새 두 배로 빨라졌다는 국제 연구진의 경고가 나왔다. 과학자 100명 이상이 참여한 보고서는 해양에 축적된 열이 해수면 상승과 생태계 훼손을 부추기며 연안 지역사회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NN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 세계 과학자 100명 이상이 참여한 제10차 '코페르니쿠스 해양 상태 보고서'(OSR10)는 바다의 급격한 변화에 대해 "역대 가장 강력한 경고"를 내놨다. 비영리 연구기관 '메르카토르 오션 인터내셔널'이 작성한 이번 보고서는 위성·부표·센서로 수집한 40년 이상의 관측 자료를 토대로 바다의 변화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양 온난화 속도는 지난 20년 동안 두 배로 빨라졌다. 지난해 전 세계 바다가 추가로 흡수한 열은 23제타줄로, 9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인류가 지난해 소비한 전체 에너지의 약 40배에 달한다.

바다는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에 갇힌 잉여 열의 약 90%를 흡수해 왔다. 이처럼 축적된 열은 해양 열파를 유발하고 폭풍의 위력을 키우며 해양 생물에 피해를 준다. 또한 얼음을 녹이는 동시에 바닷물을 열팽창시켜 해수면 상승을 부추긴다.

전 세계 평균 해수면은 1999년 이후 연평균 약 3.8㎜씩, 누적으로 약 10㎝ 상승했다. 2012~2025년에는 연평균 상승 속도가 4.2㎜로 더 빨라졌다.

유럽의 지중해와 흑해에서는 2024년 기록적인 해양 열파가 발생했다. 해양 열파는 특정 해역의 수온이 평년 같은 시기보다 이례적으로 높은 상태로 5일 이상 이어지는 '바닷속 폭염'을 뜻한다. 일부 해역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30일 넘게 이어졌고, 수온은 평균보다 4.6℃ 이상 높아졌다.

해양에서 발생하는 극단적 현상은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보고서는 2024년 스페인 해안 일부 지역에 약 8m 높이의 파도를 몰고 온 폭풍 '루이스'를 사례로 들었다. 이 폭풍으로 1명이 숨지고 대규모 정전과 기반시설 피해가 발생했다.

스페인 연구기관 AZTI의 해양생태학자 앙헬 보르하는 가디언에 "해수면 상승과 극한 현상이 함께 지중해 연안을 침식하고 있지만 사회가 문제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사람들은 분명히 사라질 곳에 다시 건물을 짓겠다고 고집한다"고 말했다.

뜨거워진 바다는 육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보고서는 따뜻한 연안 바닷물이 밤에도 열을 공급해 기온이 내려가는 것을 방해하면서 육지의 폭염을 심화시킨다고 설명했다.

가장 급격한 변화는 북극에서 관측됐다. 해수면과 해빙 표면을 함께 분석한 북극의 온도 지표는 1982~2024년 약 4.2℃ 상승했다. 이에 비해 전 세계 해수면 온도는 10년마다 0.12℃씩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1979년부터 2025년까지 월평균 해빙 면적은 10년마다 약 49만㎢씩 줄었다. 10년마다 스페인 크기의 얼음이 사라진 셈이다.

보고서는 정부와 지역사회가 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해양 관측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피에르 바위렐 메르카토르 오션 인터내셔널 사무총장은 "바다가 우리 눈앞에서 변하고 있다"며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 생태계 훼손은 중대하고 장기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서로 연결된 징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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