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 모닝 인사이트] 중국산 커넥티드카 안보 논란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모빌리티쇼 언론 공개행사가 열린 2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BYD코리아가 독자적인 차세대 하이브리드 기술 'DM-i'(Dual Mode-intelligent)를 국내 처음 공개하고 있다. 오는 27일 개막해 7월5일까지 이어지는 부산모빌리티쇼에는 국내외 완성차 업체 등 12개국 141개사가 참가해 미래 모빌리티 기술과 신차를 소개한다. 2026.06.26. yulnetphoto@newsis.com /사진=하경민](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10/2026102915563269204_1.jpg)
중국산 '커넥티드카'(인터넷 통신망과 연결된 차)가 글로벌 안보 위협으로 떠올랐다. 차량에 탑재된 첨단 장비들을 통해 민감한 정보들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선데이 모닝 인사이트>는 중국산 전기차가 안보 위협으로 부상한 배경과 각국의 규제 움직임을 짚어보고 한국에 주는 시사점도 함께 살펴봤다.
중국산 커넥티드카, 중국 법률·민군 융합 체계로 안보 위협
지난달 23일 주일미군 가데나 공군기지는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차량의 기지 출입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기지 내 모든 출입구에서 BYD 차량의 진입이 차단된다. 개인 차량뿐 아니라 택시와 배송 차량 등 상업용 차량도 대상에 포함된다. 이번 조치가 다른 해외 주둔 미군기지로 확대될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중국산 커넥티드카를 둘러싼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는 지난 5월 보고서에서 "중국의 커넥티드카 산업 성장으로 해외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를 통한 정보기관의 첩보활동과 군사적 위기 상황에서의 사보타주(파괴 공작) 가능성을 경고했다.
현대의 커넥티드카는 이미 이동수단을 넘어 '움직이는 CCTV'이자 '통신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카메라와 위성항법장치(GPS), 라이다(LiDAR), 레이더, 마이크 등 각종 센서를 통해 주변 영상과 위치, 운행정보를 수집·저장하고 일부 데이터를 외부 서버로 전송할 수 있다. 특히 군부대나 국가 중요시설에서는 시설의 위치와 구조, 병력 및 군용 차량의 동선 등을 노출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이 글로벌 안보 위협으로 지목되는 이유는 정부의 광범위한 정보 접근을 지원하는 법률 체계 등으로 인한 낮은 신뢰성과 투명성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중국 국가정보법 제7조는 모든 조직과 공민이 법에 따라 국가정보 업무를 지원하고 협조하도록 규정한다. 또 2021년 시행된 데이터안전법 제35조 역시 공안기관과 국가안전기관이 국가안보 유지나 범죄 수사를 위해 데이터를 요구할 경우 관련 조직과 개인에게 협조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로 인해 차량 시스템에 대한 원격 접근이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정부와 기업 간 특수한 관계도 중국산 커넥티드카에 대한 안보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미국은 민간 첨단기술과 산업 역량을 군사력 강화에 활용하려는 중국의 '민군융합 전략'을 경계한다. 실제로 중국 국무원은 2017년 국방 과학기술 분야의 민군융합을 촉진하기 위해 민간기업의 방위산업 참여 확대와 군·민간 간 기술자원 공유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미 국방부는 지난 6월 BYD와 NIO 등 중국 전기차 업체를 중국 군사기업 명단인 '1260H 명단'에 추가했다. 이들 기업의 기술과 산업 역량이 중국의 군사력 강화에 활용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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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다윗 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BYD와 같은 기업들이 해외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중국 정부가 국가정보법 등을 근거로 제출 요청할 경우 거부할 수 없을 것"이라며 "대량의 데이터 수집, 외부와 연결된 기술적 특성, 정부가 기업에 정보 제공 및 협조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구조가 결합돼 있다는 점이 중국산 커넥티드카가 안보 위협으로 지목되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중국산 커넥티드카 규제… 출입 규제에서 공급망 전반으로 확대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산 커넥티드카에 대한 안보상 규제가 확대되고 있다. 군사시설 출입 제한을 넘어 부품 공급망 전반까지 확산하는 추세다.
미국은 군사시설 출입 제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통신장비까지 규제 범위를 확대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확정된 커넥티드카 기술 제한 규제에 따라 2027년부터 특정 국가와 관련된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차량과 커넥티드카 판매를 제한하고, 2030년부터는 통신 하드웨어의 수입까지 금지한다. 또 지난 7월 미 상원 상무위원회는 중국 등 적대국과 관련된 커넥티드카 및 핵심 부품의 수입·제조·판매 제한을 확대하는 '커넥티드 차량 보안법'을 가결했다.
유럽연합(EU)도 공급망 차원의 보안 대응에 나섰다. EU는 지난 2월 커넥티드카를 포함한 '정보통신기술(ICT) 공급망의 사이버보안 위험 평가와 대응 지침'을 통해 고위험 공급업체에 대한 규제와 축소, 공급망 다변화 등을 권고한 바 있다. 이는 중국산 차량의 출입이나 판매 제한에 그치지 않고 핵심 기술과 부품 공급망까지 안보 관리의 범주에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규제 움직임은 과거 중국산 통신장비를 둘러싼 안보 논란이 자동차 산업으로 확산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이미 2012년 화웨이와 ZTE에 대한 의회 조사에서 중국산 통신장비의 공급망 위험을 제기했고, 이후 장비의 보안 취약성과 중국 정부의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이유로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며 "이러한 의혹과 잠재적 취약성이 국가안보 차원에서 공급망의 신뢰성 문제로 이어지면서 과거 통신장비를 둘러싼 안보 우려가 이제 중국산 커넥티드카로 확산되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군 주요시설 중국산 전기차 출입,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2026.09.29.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10/2026102915563269204_3.jpg)
한국 군사시설도 보안 사각지대…북한에 정보 유출 가능성
한국 역시 중국산 커넥티드카를 둘러싼 안보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중국산 커넥티드카가 국내 주요 군사시설에 출입 등록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군사정보 유출 우려가 제기됐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BYD 등 중국산 커넥티드카 최소 190여 대가 국방부와 육·해·공군 시설에 출입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출입 등록 시설에는 F-35 스텔스 전투기가 배치된 공군 제17전투비행단과 해군 잠수함사령부, 해군작전사령부 등 주요 군사시설이 포함됐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산 커넥티드카에 대한 규제는 한중 관계의 회복이라는 외교적 대응과 분리해서 안보상 이익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북한과 중국 간 군사 협력이 강화되는 시점에서 중국이 수집한 민감한 군사정보가 북한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시장 진출이 빨라지고 있다는 점도 보안 규제의 필요성을 높인다. 대부분 중국산 전기차는 각종 센서와 통신장비를 통해 외부 네트워크에 연결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9월 기준 국내 신규 등록된 중국산 전기차 전체 11만 2417대 중 미국 기업 테슬라의 차량을 제외한 순수 중국산 비중은 약 9%로 추정된다. BYD의 국내 승용차 등록은 지난해 6107대에서 올해 2만 137대로 급증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안보적 관점에서 중국과 연결된 모든 시스템은 정보 유출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국방이나 첩보를 다루는 기관에선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의 물리적 접근을 제한하는 규제가 필요하다"며 "단순히 특정 차종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제조사나 부품 원산지 등을 추적해 보안이나 관리 규정 등을 확인하고 정보 유출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조치가 효과적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