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 면죄부 가능성 커져

CJ푸드, 면죄부 가능성 커져

여한구 기자
2006.06.30 14:01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느림보 조사'로 원인규명 실패

30일 보건당국의 공식 발표로 수만여명의 학생들이 급식을 먹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를 불러온 집단 식중독 사고에 대한 원인규명이 사실상 물건너 갔다.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찾기 힘든 결과가 된 셈으로, 책임지는 사람 없이 학생들과 학부모만 골탕을 먹게 됐다.

때문에 행정조치에 필요한 근거가 없어 이번 사고의 장본인인 CJ푸드시스템에 대한 처벌도 힘들 것이라는게 대다수의 시각이다.

이같은 '황당한' 일이 발생한 배경으로는 보건당국의 '늑장대처'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보다 발빠르게 검사에 나섰더라면 검사에 필수적인 시료 확보가 가능했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원인규명 실패 왜?=이번 집단 식중독 사고가 최초로 발생한 것은 지난 15일. 이어 20~21일 사이에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 학교에서 잇따라 비슷한 식중독 사고가 이어졌다.

그런데도 보건당국은 22일 중앙역학조사반을 꾸리고 25일에서야 의심이 가는 납품업체가 사용한 지하수를 채취했다. 집단식중독이 발생한지 5일이 지나서야 시료를 확보한 셈으로, 하루만 지나면 확실한 조사가 어려운 음식물의 특성상 구체적인 감염경로가 밝혀지기는 애초부터 어려웠다는게 공통된 시각이다.

그러나 보건당국보다 이른 CJ푸드시스템의 자체 조사에서는 보건당국과 같은 조사대상 지하수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된 바 있다. 결과적으로 '느림보 대처'가 원인규명 실패로 연결됐다는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급해진 식약청은 검찰의 협조를 얻어 이례적으로 CJ푸드시스템에서 자체 검사한 분석결과를 재 분석 중에 있다.

여기에 있으나 마나 한 '식중독 비상체계'도 한 몫 했다. 학교에서 식중독이 발생하면 보건소와 식약청, 복지부 등에 즉시 보고토록 돼 있지만 역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초 보건소에 보고된 16일에만 보건당국에 알려졌다면 보다 발빠른 대처가 가능할 수 있었지만 주말과 휴일이라는 이유로 19일에 가서야 보고돼 '초동 대응'을 아예 할 수가 없었다.

한 전문가는 "사고가 터지고 나서 일정 시간이 지난 시료를 갖고서 식중독 경로를 확인하는 것은 애초부터 힘들 것으로 봤는데 예상대로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CJ푸드, 면죄부 받나=CJ푸드시스템은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음에도 보건당국에서 감염경로를 밝히지 못하는 이상 직접적인 처벌은 피해갈 가능성이 높다.

사실 이번 뿐 아니라 이같은 현상은 비일비재 했다. 실제 2003년부터 올해 5월까지 질병관리본부가 벌인 식중독 역학조사 134건 중 47.8%인 64건에 대해서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이중에는 2004년 7월 CJ푸드시스템이 운영하는 급식을 먹고 수원지역 고교생 48명이 식중독을 앓았지만 원인물질 미확인으로 행정처분을 받지 않은 전례도 있다.

이 때문에 검찰 조사에서 음식납품을 매개로 한 '돈 거래'나 고의적인 자료 은폐 등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 이상 CJ푸드시스템은 '도의적 책임'만 지면 될 공산이 커지게 됐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