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가격의 전망이 앞으로 어떨까요?" 경제학 강의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이다. 그 때마다 대답은 항상 같다. "제가 만약 주식가격이 오를지 내릴지 안다면 지금 여기서 한가하게 있지 않고 스스로 주식시장에 뛰어 들어 큰 돈을 벌었겠지요."
누구나 알고 싶어 혈안이 된 것일수록 실제로는 알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특히 경제에 관련된 사실들이 그러하다. 앞으로 환율은 어떻게 변할 것인지, 집 값은 과연 더 오를 것인지, 금값의 추이는? 이러한 문제들은 모든 사람의 관심사임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자들이 그다지 조언해 줄 것이 없다.
오히려 경제학의 가르침은 극명하게 간단하다. 이런 것들을 예측하는 방법은 없다고 가르친다.
그 이유는 우리가 가격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가 이미 가격에 모두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주식가격이 오르리라고 예측되는 사건이 벌어지면 주식가격은 이를 반영하여 미리 뛰어 오른다. 그렇지 않다면 누구나 주식을 사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이러한 기회를 이용하려는 순간 가격은 이미 오를 대로 오른 후이다. 따라서 이미 가격에 반영된 정보는 아무런 소용이 없고 미래 가격을 예측할 방도도 없어진다.
최근의 북핵 실험이 의외로 주식시장에 미친 영향이 대수롭지 않아 의견이 분분하다. 코스피 지수는 북핵실험 사실이 알려진 10월 9일 당일 32.60포인트(2.41%) 떨어진 후 줄곧 상승하여 일주일 만에 하락분을 모두 만회하였다.
물론 과거 북핵리스크가 발생한 경우에도 주가는 곧 회복하곤 하였다. 예를 들어 2003년 3월17일 북 전투기가 미 정찰기에 접근했던 당시 코스피지수는 4.54% 급락하였지만 다음 날 거의 대부분 회복하였고, 같은 해 4월25일 북한이 핵 보유를 시인한 날은 3.98% 하락한 바 있지만 이틀 만에 회복한 바 있다.
이번 경우는 그 이전에 비하면 원래 수준을 회복하는데 걸린 시간이 오래 걸린 경우지만 하락 정도는 2.41%로 오히려 적은 편이다. 혹자는 이것이 과거 경험의 학습 결과라고 한다.
하지만 이번 북핵 실험은 한국 전쟁 이후 우리가 겪었던 가장 심각한 북한의 도발이다. 그 이전은 일과성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이번 핵 리스크는 현재 진행형이고 유엔 주도하의 북 제재는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본격적인 유엔 제재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독자적인 제재에 돌입한 상태이다. 만약 한·중·일이 모두 합심하여 북한에 경제제재를 가하면 북한 경제는 3개월을 견디지 못하리라는 전망이다.
북한은 과연 이렇게 자멸의 과정으로 돌입할 것인가? 이번 북핵실험을 강행한 가장 큰 이유는 북한정권의 수호이다. 정권을 수호할 최후의 보루로서 북핵을 준비한 것이다. 따라서 북한 정권은 가만히 앉아서 자신들이 붕괴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국제사회의 대응 정도에 따라서는 더욱 강력한 다른 불장난으로 응수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북한정권이 이대로 붕괴하는 것은 어느 나라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사태도 극적인 해결이 가능할 수도 있다. 이러한 기대가 보다 강력히 반영되어 현 주가는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보다 옳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경우에도 앞으로 우리 주가는 유엔 및 주위국가의 제재와 이에 대한 북한의 대응에 따라 지속적으로 출렁일 가능성이 많다. 주가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예측은 불가능하다고 해도 앞으로 주가의 변동성이 커진다는 사실은 얼마든지 예측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변동성에 대한 위험관리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