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株 연일 하한가…미수거래 반대매매 안돼 손실 우려
"고객 연락처를 확보해 계속 전화하라"
"직장 재직여부를 확인하라"
"대법원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가압류 할 수 있는 부동산을 점검하라"
A증권은 지난 17일 전직원들을 상대로 '깡통계좌 대응요령'을 전달했다. 다단계 주가조작 사건의 후폭풍으로 연일 하한가로 치닫는 종목들이 크게 늘면서 대규모 미수계좌가 속출할 수 있는데 따른 조치다.
이번 주가조작은 거래규모가 워낙 큰데다 수사방향을 예측할 수 없어 미수계좌에 대한 증권사의 우려는 남다르다. 대규모 미수채권이 발생하면 증권사 실적에도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다단계 판매방식의 주가조작 사건 후폭풍으로 증권가에 '깡통계좌 주의보'가 확산되고 있다. 뒤늦게 묻지마 투자에 편승해 외상으로 주식을 샀지만 주가가 폭락하며 빚덩이에 앉는 깡통계좌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증권사는 대량 미수가 발생한 계좌를 철저히 감시하라는 특명을 내리고 직원들에게 구체적인 행동강령까지 하달했다.
행동강령에는 미수 계좌가 나오면 고객 연락처를 확보해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미수금 납부에 대한 내용증명을 발송하며 상환계획 각서를 요구하라는 식의 대응요령이 담겨있다.
직장 재직상태 확인과 신용조사는 물론 대법원 인터넷 등기소사이트에서 등기부등본을 열람해 소유 부동산을 가압류하라는 주문도 있다.
A증권 관계자는 "이번 주가조작 사건의 후폭풍으로 연일 하한가 종목이 잇따를 수 있어 대규모 깡통계좌 속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며 "직원들도 평상시와 다른 자세로 미수계좌 초기대응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위험에 노출된 종목들의 미수거래를 원천봉쇄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대신증권은 18일 주가조작 관련주인루보의 거래증거금율을 종전 40%에서 100%로 늘렸다. 이전까지 거래금액의 40%만 있으면 미수거래가 가능했지만 이를 차단한 것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주가조작 파문이 일고 있는 루보의 증거금율을 높여 현금없이 미수거래가 불가능하도록 했다"며 "앞으로 다른 주가조작 혐의가 있는 종목이나 묻지마 급등종목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증거금율을 100%로 조정해 미수거래를 차단할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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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도 지난 17일 주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J종목을 비롯해 최근 급등한 6개 종목의 증거금율을 종전 40%에서 100%로 올렸다.
그러나 이같은 대응에도 불구, 앞으로 주가조작 관련주들의 미수계좌가 속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미수계좌 종목들이 계속 하한가를 치닫을 경우 반대매매도 체결되지 않기 때문에 증권사의 미수채권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미수거래는 3거래일후부터 증권사 반대매매에 들어가는데 연일 하한가를 맞으면 반대매매가 체결안돼 증권사에 미수채권으로 남아 손실을 안겨줄 수 있다"며 "이번 주말을 고비로 관련 깡통계좌가 나올 수 있고 상황에 따라 증권사 미수채권 피해 규모가 늘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