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통법, 생존 싸움? 연합전선 구축?

자통법, 생존 싸움? 연합전선 구축?

김성호, 김유경 기자
2007.06.22 13:35

[자통법 국회통과, 막오른 금융빅뱅]④은행·증권사, 경쟁과 협력 시대

자본시장통합법(이하 자통법)은 메가톤급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여겨진다. 단순히 증권업계의 변화만이 아니라 금융산업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자통법이 시행되면 증권사들의 역할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지급결제 기능 등을 갖추게 돼 투자금융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 최근 증권사들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은 증권사의 위상 강화를 예고한다.

은행들은 이에 맞서 강력한 반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예대마진에 의존해 온 수익구종에서 벗어나 증권사와 한판 승부를 준비중이다. 국민은행 기업은행 등은 증권사를 계열사로 거느리기 위해 물밑 작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승부의 열쇠 "자본을 키워라"=자통법은 금융업계의 활력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자기자본투자(PI), 투자은행(IB) 부문 등에서 강점을 지닌 금융기관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돼 있다.

따라서 자통법이 시행되면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자본력 규모에 따라 성과에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는 것이다.

자본력에서 증권사는 현재 은행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현재 각 은행의 자기자본은 대략 10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에 비해 자기자본이 5조원을 넘는 증권사는 단 한 곳도 없다. 증권사들이 다른 증권사의 인수합병(M&A), 유상증자 등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본력은 단순히 회사의 덩치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성공적인 투자금융기관으로 전환하기 위한 필수요소"라며 "영업력을 극대화시켜 자본력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인수합병, 유상증자 등을 통해 단기에 자본력을 확충하는 방안들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자산을 끌어모아라"=은행은 자본력에서 절대우위를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느긋할 처지가 아니다. CMA를 시작으로 시중자금이 빠르게 증권사로 흘러들어가고 있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고객자산 규모는 자본력 못지않는 위력을 발휘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본력 만큼이나 중요한게 고객 자산"이라며 "아직까지 예탁자산 규모에서 은행이 증권사를 압도하고 있지만 CMA가 선보인 이유 은행 예금자산이 증권사로 대거 이동하면서 은행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증권사들의 CMA와 경쟁하기 위해 5% 이상의 금리 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각종 이체수수료를 내리며 고객이탈에 나서고 있다.

◇'적과의 동침'(?)=비록 국내 은행이 덩치(자본)에서 크다고 하지만 해외 유수의 투자금융그룹과 견주면 초라한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해외 투자금융그룹들은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은 물론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따라서 국내 은행과 증권사들이 이에 맞서 연합전선을 펼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거대 공룡과 겨루기 위해서는 흩어져 따로 싸우는 것보다는 은행과 증권사간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증권사의 합종연횡은 단순히 자본금 확대를 떠나 서로 갖고 있는 상품 경쟁력, 자산관리 노하우 등을 접목시키는 것"이라며 "국내 은행과 증권사가 힘을 합친다면 당장은 어렵겠지만 향후 해외 투자금융그룹과도 한번쯤 경쟁해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은 이미 시장에서 움트고 있다. 증권사 인수를 탐색해 온 국민은행이 한누리투자증권 등 여러 증권사를 후보로 상정, M&A를 검토하고 있고 기업은행도 교보증권 등 증권사 인수합병을 위해 자금을 확보해 둔 상태다. 세종증권을 인수한 농협은 추가로 다른 증권사를 인수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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