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통법 통과, 막오른 금융빅뱅]③증권사 상품경쟁 후끈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증권업계에 대형화와 다양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형화가 회사간의 먹고 먹히는 문제라면 다양화는 출시한 상품과 관련된 것으로 결국 모두 증권사의 생존과 직결돼 있다.
다양화 전략으로 증권사들은 기존의 펀드 외에도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른 장외파생상품 시장을 두고서도 진검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특히 중소형사들은 파생상품 시장의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장외파생생품 영업권 인가 신청에 나서고 있다.
주가연계증권(ELS),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파생상품을 발행, 판매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요건을 갖춰 금융감독원에 장외파생상품 영업권 인가 신청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서울증권, 동부증권, SK증권, 한화증권 등 4개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 투자은행인 씨티그룹이 지난달 장외파생상품 취급 인가서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또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이들 회사의 심사가 마무리 되는 9월 이후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미 인가를 받은 곳도 국내외 증권사 16개에 이른다.
노희진 증권연구원 연구위원은 "장외파생상품이 일반화하면서 투자자 보호가 중요해졌다"며 "영업 인가를 신청한 증권사들은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상품 및 위험 관리 능력 등을 꼼꼼히 갖추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 '날씨'도 파생상품으로…인재 키워야=자통법이 통과되면 파생결합증권(DLS) 등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의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진 금융당국이 '해도 된다'고 한 범위 내에서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 '포지티브(positive) 시스템'이었다. 자통법 이후엔 '안 되는 것' 빼고 모두 할 수 있는 '네거티브(negative) 시스템'으로 바뀐다. 상품 범위가 대폭 넓어지는 셈이다.
김성하 미래에셋증권 장외파생운용본부 부장은 "지금은 ELS가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이제 계량화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기초자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날씨, 온도, 인구변화, 기후변화에 따른 손실 등도 모두 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고객 수요에 맞춰 다양한 상품을 설계, 관리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새로운 시장인 만큼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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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은 "수요는 많지만 어느 정도 숙련 된 인재는 이미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대부분 외국계 상품을 그대로 가져오는 상황에서 자체 헤징 능력을 키우기 위해선 인재 양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증권사, 똑똑해져야 산다=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SK증권 등 국내 금융기관은 JP모건으로부터 저리의 엔화를 빌리는 대신 태국 바트화에 투자하는 파생상품 계약을 맺었다. 이후 바트화가 폭락해 국내 증권사는 '덤터기'를 쓸 수밖에 없었다.
노 연구위원은 "장외파생거래는 증권사가 깊이 이해하지 못하면 손해가 크다"며 "제도가 이를 막아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통법 이후 증권사는 단순 중개업에서 벗어나서 투자은행(IB)으로 가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자기자본투자(PI)를 늘리기 위해선 자본력과 함께 '위험 관리 능력'도 키워야 한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IMF 외환위기 때 외국계 IB들이 국내에 들어와 엄청난 수익을 냈다"며 "국내 증권사도 중개 수수료받아 수익을 늘리기 보다는 위험을 감수하고 합당한 이익을 취하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 ELS·ELW '군침도네' =ELS ELW 시장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국내 증권사들이 앞다퉈 군침 흘릴 만하다.
ELS는 국내시장에 선보인지는 3년만에 이뤘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올해 발행된 ELS 규모는 20일 기준으로 20조원에 이른다. 현재 만기 또는 조기상환 되지 않은 ELS 규모는 24조7600억원. 5월 한달만도 6조원 이상 발행됐다.
일반투자자들에겐 아직 생소하지만 ELW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한국증권에 따르면 ELW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2005년 12월 210억원에서 지난달 3753억원으로 증가했다. 1년 반도 안돼 18배 가량 늘어난 것. 특히 지난 4~5월에는 한달새 일평균 거래대금이 1200억원이나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