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해방~5공' 단숨에 달려

[내일의전략]'해방~5공' 단숨에 달려

유일한 기자
2007.07.20 16:31

외인 매도 딛고 2000 육박… 2주째 금요일 폭등

20일 지수가 40포인트 넘게 급등하며 1980선에 바짝 다가섰다. 전날 김석동 재경부 제1차관이 '단기적인 급등 장세에서는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이 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과열에 대해 경고장을 보냈지만 증시는 이를 외면했다. 투자자들이 나랏님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주초 이틀간의 조정은 묻혔다. 사상최고가 경신에 따라 투자심리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악재를 외면하고 호재만 쳐다보는 양상이다. 76달러에 임박한 국제유가, 915원으로 밀려난 환율, 미국 서브프라임 부실 우려 등 이런 변수들은 이제 열거 자체가 지겹다. (투자자들이 무관심한 이슈를 끄집어내는 데는 수배의 에너지가 든다.)

투자자들은 지저분한 이슈들을 외면하고 있다. 대신 즐겁고 행복한 재료만 주목하기 시작했다. 다우지수가 1만4000을 넘어서는 등 해외증시가 탄탄한 랠리를 보이고 있다, LG전자의 기업실적은 IT주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충분하다, 유동성이 어느 때보다 풍부하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는 단순한 차익실현일 뿐이다는 해석까지 달고 있다.

주식을 팔아도 주가가 밀리지 않는다. 개인이 2000억원 넘게, 외국인이 1000억원 가깝게 순매도했지만 기관이 2000억원의 순매수를 보이며 매물을 소화해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949로 출발해 1939선까지 후퇴하기도 했지만 결국 장막판 추가급등해 45.64포인트 오른 1983.54로 마감했다. 2.36%의 상승이었다. 주말이라는 불확실성을 앞두고 2주 연속 폭등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비유하기도 했다. "일제 침략기에서 해방공간의 혼란기, 유신을 거쳐 5공 군사독재정권까지 한국의 쓰린 현대사를 한걸음에 달려온 듯했다"고. 그만큼 상승의 폭이 컸다는 의미다. (아픔을 안고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주가상승이 희망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엿보였다. 바람과 달리 증시는 '가진 자'들의 게임이라는 지적이 있으며 빈익빈부익부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종가를 두고 "(우리지점은 오늘) 1983년 5월4일생인 여직원 주도하에 회식을 한다"는 메신저가 돌기도했다.

한 증권맨은 "올초 사둔 보험주가 100% 넘게 올랐다. 하루하루 주가 오르는 맛에 산다"고 했다.

주식을 든 투자자들은 기분이 여간 좋은 게 아니다. 주식이 없는 사람들은? 하루하루가 한숨이고 스트레스고 걱정이다. 우울하다. 여름 휴가도 맛이 나지 않을 것이다.

삼성전자와 포스코가 4% 가까이 올랐고 LG전자와 LG필립스LCD는 6.5% 급등했다. 지수관련 대형주들이 중소형주처럼 가볍게 움직인 것이다. 이는 공급(증자)은 오래전 중단됐지만 수요(주식형펀드의 증가)는 연일 증가하는 과정에서 유통주식수가 급하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보다 자주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5% 오르는 삼성전자가 이제는 낯선 일이 아닐 수 있다. 경영권 문제가 복잡한 동아제약은 14% 넘게 급등하며 10만원을 넘어섰다.

블루칩 아래에 포진한 건설 증권 조선 기계 화학 내수주들이 동반 급등하는 가운데 블루칩 안에서는 주도주 공방이 치열하다. 반도체를 비롯한 IT주의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김장열현대증권애널리스트는 "7월 하반기 D램 고정거래 가격이 상반기 대비 5%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반도체주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1500에서 해지한 펀드를 다시 가입한 투자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이면에는 "언제 본격적인 조정이 올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지만 웬만한 악재를 비웃는 강한 상승이 놀랍고 대견하기도 하다. 그러면서 "대만 가권지수는 1만에 다가섰다. 우리만 너무 오르는 상황이 아니다"고 위로 하기도 한다. 가권의 종가는 9585.90이다.

대규모 주식을 매도하던 외국인들이 오히려 지수가 2000에 근접하자 그 강도를 대폭 줄였다. 개인은 사고 싶어 안달이다. 기관의 실탄은 풍부하다. 급락의 이유를 찾기 어렵다.

그만큼 시장참여자(관찰자)들의 마인드가 위로 쏠렸다는 방증일 수 있다. 2000은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 번 상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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