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 리스크, 하이 리턴!" 위험은 최대한 적게, 그러면서 성과는 최대한 많이 내고 싶은 것이 사람 욕심입니다. 금융권 최대 이슈인 투자은행(IB)에 대한 기대도 다르지 않습니다.
최근 만난 금융권 인사는 부담감을 먼저 털어 놓았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직원들에게 '위험을 즐기라'고 말하지만 우리 정서는 여전히 '로 리스크'를 우선으로 생각합니다." 가능한 한 위험은 피하고 수익은 높게 내라는 주문에 IB하는 사람들은 죽을 맛이라는 겁니다.
그는 "투자은행이라는 것이 태생적으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보수적인 은행원들 중 높은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IB하겠다고 하면 뜯어 말리고 싶은 사람이 아직도 열에 아홉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이같은 위험회피는 '외환위기 증후군' 탓이기도 합니다. 혹독했던 구조조정과 퇴출 등을 경험하면서 '안전제일'이 인에 박혔습니다. 위험을 즐기면서, 위험을 이용해 돈을 벌겠다니, IB가 낯설고 불편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위험을 즐기라'는 골드만삭스의 전략은 IB의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생각입니다. 유가증권 인수를 통해 떠안게 되는 위험을 시장이나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것이 IB의 운명이기 때문입니다.
IB를 제대로 하자면 고급인력, 막강한 자본, 네트워크가 핵심입니다. 인력, 자본, 네트워크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죠. 과감한 투자없이 성공도 없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금융권 인사는 해외에서 20베이시스포인트(bp)의 수익률을 보고 IB사업에 뛰어 든 모 은행을 예로 들었습니다. 사실 그 정도 수익률이면 적자입니다. 하지만 IB가 네트워크 싸움이니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해외에서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그는 한사코 '모 은행'이라는 호칭을 고수했습니다. 실명이 공개되면 당장 '모 은행'에 대한 비난이 쏟아질 게 뻔합니다.
약간 과장하자면 지금은 '대전환기' 입니다. 주로 금리차로 돈을 벌던 은행이 투자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환기며, 이에 적응하기위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서울IB포럼'(SIB)이라는 모임까지 만들었지요. 사람들의 인식도 '대전환기'에 맞게 '진화'해야 합니다. '하이 리스크' 없이는 '하이 리턴'이 어렵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