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FRB의 노림수(종합)

예견된 FRB의 노림수(종합)

유일한, 김경환 기자
2007.08.08 07:58

FRB 금리동결, 증시 이틀째 상승..불안감은 여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5.25%로 다시 동결했다. 지난해 8월 이후 9번 연속 동결이다. 주식시장은 이번 동결에 대해 예상된 결과였다며 신용시장의 경색을 잠시 뒤로한 채 건강한 펀더멘털에 주목하는 흐름이었다. 다만 이번 금리동결이 금융시장이 큰 '이정표'가 될 만한 사건은 아니다는 분석이다.

당분간 금융시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에 연연하는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된 동결.."미국 경제 여전히 건강하다"

FOMC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올해 상반기 경제 성장은 완만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최근 몇주간 심화됐고, 일부 가계 및 기업들의 신용이 경색됐다. 주택부문 조정도 계속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일단 FRB가 신용경색에 신경쓰고 있음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성명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고용 및 소득의 견조한 성장과 양호한 글로벌 경제에 힘입어 향후 수분기동안 완만한 속도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향후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또 인플레이션과 관련, "최근 몇달 동안 핵심 인플레이션은 완만하게 개선됐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압력의 완화는 아직 확실하게 증명되지 않았다. 게다가 높은 수준의 자원활용도는 잠재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지속시킬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시장 불안으로 미국 경제의 위험이 증가했지만 경기 하강을 주도할 정도는 아니며 이에따라 경기성장은 계속될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동시에 FRB가 가장 신경을 쓰는 인플레 위험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중립적인 판단을 내렸다.

신용시장 불안을 견조한 고용과 소득으로 갈음하는 동시에 인플레 위험을 강조하면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과 일치하는 결과였다. '중립'을 통해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시장의 불안도 일부 완화시키려는 의도가 강했다.

주식시장은 이에 대해 '대세를 가를 만한 악재도 호재도 아니다'는 반응이었다.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가 여전히 건강하다는 FRB의 평가에 안도하며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다우지수는 0.26%, S&P500지수는 0.62%, 나스닥지수는 0.56% 각각 올랐다. 긍정적인 것은 시간이 지나며 최근의 신용경색이 미국 경제를 망칠 정도가 아니라는 중앙은행의 평가에 주목하며 '전약후강'의 흐름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에따라 다우지수의 경우 하락중인 6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하고 마감했다.

◇전문가 반응..'경기 냉각' 명분 있어야 금리인하

전문가들은 일단 신용경색의 파장이 금융시장 전체로 확산되지 않고 있다는 FRB의 판단에 적지않은 안도감을 표했다. 동시에 일부에서는 현재의 주택시장 침체가 시간을 두고 소비와 경기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는 한계를 지적했다.

코웬&코의 트레이딩 애널리스트인 마이크 말론은 "FRB가 신용 시장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지만, 그로 인한 유동성 감소 압박 등 추가적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쪽으로 무게를 뒀다"고 밝혔다.

웰스파고&코의 이코노미스트인 스콧 앤더슨은 "FRB 정책위원들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여전한 우려를 갖고 있으며, 최근 몇 주간 발생한 금융 시장의 신용 경색 상황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크트리자산운용의 로버트 파빅 본부장은 "투자자들의 이해관계와는 별도로 FRB가 할일을 한 것"이라며 "이같은 중립적인 태도에 시장은 긍정적이라는 반응이고 당분간 매수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FRB가 결국은 금리인하의 명분을 얻기 위해 더 많은 '데이터'를 원하고있다는 시각도 있다. 금리인하는 불가피하며 시장은 이를 반영했다는 것. 폴 멘델손 윈드햄 파이낸셜 수석전략가는 "인플레에 대한 기본 방침을 고수한 FRB는 근본적으로 경기가 냉각되고 있다는 더 많은 정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의 최고투자책임자 빌 그로스는 "FRB가 올해안에 기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유지했다. 물가상승을 배제한 경제성장률이 4%정도로 둔화되는 만큼 연내 금리인하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서브프라임 동향에 증시 등락 지속 전망

금리동결 발표 이후 시장의 관심은 금융주에 쏠렸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직격탄을 맞고 7월 이후 증시 변동성 확대를 주도한 금융주 움직임에 따라 향후 시장전체의 방향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기지 업계의 우울한 소식은 이날도 끊이지 않았다. 루미넌트 모기지는 오는 9일 예정된 2분기 실적 발표를 취소하면서 투자등급이 하향조정됐고 주가는 75.3% 폭락했다. UBS, JP모간, 프리드만 빌링스 등이 투자등급을 낮추었다. 앞서 어메리칸 홈모기지 주가가 파산보호신청으로 사실상 휴지로 증발하는 등 모기지업체들의 시장 타격은 지속되고 있다.

다만 투자심리가 다소 안정되며 대형 금융기관의 주가는 선전했다. 전날에 이어 금융주들의 강세도 이어졌다. 보험업체인 아슈란트가 메릴린치의 등급상향에 힘입어 4.7% 상승했다.

베어스턴스도 이날 2.7% 상승했다. 베어스턴스는 2개의 부도난 헤지펀드를 케이먼군도에서 유동화시키기로 결정했다.

사모펀드인 블랙스톤그룹의 주가도 이날 1.5%상승했다.

한편 달러는 FRB가 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소폭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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