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서 검사가 피의자를 옹호한다면 어떨까요. 분명 재미있는 뉴스거리가 될 것입니다.
최근 금융기관의 검사·감독 역할을 맡고 있는 금융감독원이 피검기관인 저축은행을 감싸는 현상이 벌어져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김용덕 금융위 위원장은 얼마전 국회 정무위 업무보고를 통해 "최근 저축은행의 부동산 PF대출 부실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사실과 다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채권) 문제처럼 국내에도 저축은행발 위기가 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강변했습니다.
지난 6월말 저축은행의 부동산 PF대출 규모는 12조5372억원입니다. 저축은행의 자산규모를 따져볼 때 낮지않은 수준이지요. 연체율 역시 13.0%에 달하고 있어 최근 중소건설사들이 잇따라 부도를 맞고 있는 점을 고려할때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금감원의 수장이 공식석상에서 저축은행을 두둔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막연한 베짱이나 언론플레이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하네요.
금감원은 2005년부터 저축은행들의 PF대출비중을 줄이도록 유도해 왔습니다. 저축은행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해 초에는 아예 한 부문 여신이 전체대출의 30%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속칭 '30%룰'을 만들었습니다. 부동산 PF대출을 강제로 줄이게 하는 강성책이었지요.
여기에 PF대출의 충당금 적립비율을 올리고, 순이익 상당부분을 사내 유보하라는 정책도 이어졌습니다. 주주나 경영진은 물론 실무직원들의 불만이 거셌지만 멈추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저축은행의 부동산 PF대출은 올해 6월말을 기점으로 잔고가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30%룰에 따라 신규 PF대출이 적었기 때문에 내년초부터는 확연한 감소세가 예상됩니다.
저축은행 PF대출의 6월말 기준 연체액이 1조6338억원이고 연체율은 13.0%에 달하지만 금감원의 독촉으로 쌓인 대손충당금도 8400억원 가량 쌓여있습니다. 연체율이 30%로 치솟고, 연체대출 가운데 또 30% 가량이 부실화 된다해도 충분히 감당할 수준이라는 계산이지요.
최근 저축은행 CEO들을 만나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금감원을 비난하는 말들이 많았는데, 요새는 잘했다"는 반응이 적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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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당국이 마땅히 해야할 업무였기 때문에 박수를 보낼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금감위원장이 큰소리 칠만 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도 좋은 정책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