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역사, 우리가 쓴다]⑦GS건설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던 지난 8월. GS건설 플랜트사업본부에 이집트로부터 청량제와 같은 낭보가 날아들었다.
이집트 최대 정유시설 건설 사업을 18억 달러에 수주한 것이다. 이는 그 동안 정유 및 석유화학 프로젝트에서 한국 업체가 수주한 최고의 계약금이다. GS건설은 이 프로젝트에서 2억달러를 추가 수주해 현재 계약금은 20억달러로 늘었다.
이집트 정유공장은 이집트 카이로 북쪽 20㎞ 지점의 카이로 복합 정유단지 내에서 일일 8만 배럴의 정유를 처리하는 플랜트다.
발주처인 '이집션 리파이닝사(ERC)'는 당초 공사 규모를 고려해 국제 공개 경쟁을 유도했으나 GS건설의 사업 조건 및 명성을 신뢰해 수의 계약 방식으로 GS건설에 계약서를 내줬다.
견적에서 발주까지 걸린 기간은 단 7개월. GS건설이 세계 정유 플랜트시장에서의 강자임을 인정하지 못했다면 이처럼 빨리 내리기 힘든 결정이었다.
수주 과정에서는 GS건설이 '플랜트를 잘 짓는다'는 주변 국가들의 입소문이 큰 힘이 됐다. 이란 사업가들은 GS건설이 3년 전 완공한 LAB(연정세제 원료) 플랜트를 만족감을 표시하며 이집트발 수주를 거들었다.
GS건설이 각각 정유공장과 PP(폴리프로필렌)공장을 세운 카타르와 오만 국가들도 'GS건설은 믿어도 된다'며 끈끈한 파트너십을 널리 알렸다.
GS건설이 해외에서 큰 신뢰를 받아가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우선 정유와 석유화학 가스 분야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기술력을 꼽을 수 있다. 해외 플랜트 건설 사업은 신규 사업으로 뛰어들기 어려운 종목이다. 고도의 기술력이 뒷받침돼야하는 탓이다.

GS건설은 국내 GS칼텍스의 고도화설비를 건설하며 노하우를 쌓았다. 여기에다 플랜트사업본부 1500여명의 직원 중에서 절반 가량을 설계 기술인력으로 채웠다. 몇년전에는 인도와 유럽 등지에서 고급 기술인력을 수혈했다.
GS건설의 시장 개척 능력도 수주전에서 우위에 있게 만든다. GS건설은 중국 베트남 인도 이란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등 8개국 15개 사업에 진출했으며 현재 6개국 11개 프로젝트를 수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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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넓은 사업 영역 역시 GS건설을 해외플랜트의 기린아로 만든 일등공신이다. 애초 국내 플랜트사업은 설계 수주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은 설계와 구매 시공 3박자 즉 EPC(일괄수주)를 갖추지 않으면 수주가 어렵다.
GS건설은 플랜트 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설계 구매 시공은 물론 파이낸싱, 타당성조사 운영 및 관리, 기본설계 등 플랜트 사업과 연관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전문성을 높였다.
EPC계약의 마지막 단계인 시운전의 경우 은퇴했던 GS건설 올드멤버를 재기용해 현장에 투입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GS건설은 인도에 설계센터, 이탈리아에 구매센터, 사우디에 시공법인을 설치하는 등 글로벌 아웃소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우디에 설치된 시공법인은 사우디 유력기업인 알자밀(Al-Zamil)그룹과 공동설립한 회사. 그 동안 회사는 주로 플랜트 프로젝트의 설계 및 구매는 직접수행하면서 시공부분은 컨소시엄 파트너나 하도급 업체를 활용했다. 지난 6월 사우디 시공법인을 설립함에 따라 사우디 및 인근 중동 지역에서 시공을 직접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GS건설의 송하청 플랜트 기획관리 담당은 "사우디 지역에 플랜트 시공 법인을 설립한 것을 계기로 지역 전문성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인력 운영 등을 통해 시공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공법인을 중동 지역 현지화의 전력적 거점으로 만들어 영업력을 높이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GS건설은 세계 플랜트 시장의 강자 위상을 계속 굳히겠다는 구상이다. 오일머니를 쥔 중동 산유국들이 석유화학 정유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데다 아프리카 아시아 국가들도 자원 개발에 주력하고 있어 플랜트 발주 물량이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GS건설은 이집트에서의 대규모 수주를 계기로 북아프리카 시장 집입을 위한 새로운 발판을 마련하는 한편 플랜트의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액화천연가스(LNG) 분야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일궈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