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본시장 개척 선구자 되겠습니다"

"해외 자본시장 개척 선구자 되겠습니다"

대담=성화용 시장총괄부장, 정리=현상경기자, 사진=임성균기자
2007.11.22 08:01

[머투초대석] 조영호 군인공제회 이사장

"군인공제회도 결국 기업입니다. 과감한 인센티브 제도와 기업형 체질을 도입해야 중장기적인 성장전략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조영호(62)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토종기업 지킴이', '공격적 투자의 대명사'로 이름을 날린 군인공제회가 이제 새로운 타이틀을 달기를 원한다. '해외시장 개척의 선구자' 그리고 '투자파트너를 최고로 만들어주는 기업'이 그것이다.

지금도 잘나가는 군인공제회지만 현재의 모습에 만족하지 않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독려한다. 이를 위해서는 '퇴직군인의 모임' 정도인 일반인들의 시각을 교정하는 한편 선진 투자 시스템 도입을 더 서둘러야 한다고 그는 생각한다.

하지만 조 이사장은 군인공제회의 '정체성', 즉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체계와 사심없이 조직과 국가를 위해 노력하는 정신은 앞으로도 고수해야 할 덕목이라고 본다.

대한통운, 쌍용건설 외에도 하이닉스, 대우조선해양 등 M&A 시장에 나올 매물을 앞두고 군인공제회가 어떤 전략을 취할지 궁금해 하는 시선들이 적지 않다. 취임 이후 거의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조 이사장을 19일 서울 도곡동 군인공제회 이사장실에서 만나 투자전략과 경영 방침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 하신 후 1년 8개월이 흘렀습니다. 그간 어떤 방향으로 군인공제회를 끌어오셨는지요.

▶공제회 활동은 회원들이 꾸준히 이익을 제공받도록 하는 게 목적입니다. 이사장은 이에 필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직위지만 임기가 3년으로 한정돼 있어 자칫하다간 임기내 단기성과에 급급해 질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오류에 빠지지 않는게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그간 공제회가 지속성장할 수 있는 장기발전계획을 마련하고 공제회를 변화에 기만하게 대응하는 기업체질로 바꾸는데 노력해왔습니다. 전략기획팀, 리스크관리팀을 신설하고 유사부서를 통폐합 및 구조조정하는 한편, 발탁승진제도 등을 통해 효율적인 인사관리를 확립하는 시도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오랜 군생활 후 '최고 경영자' 역할로 부임하실 때 막막하지 않으셨는지요.

▶사실 막막했죠. 가서 잘 할 수 있을지 하는 두려움도 컸고. 그러나 현역복무때 리더십 배양 및 조직관리 능력을 높이고자 최고경영자 과정, 대학원과정, 석사과정 등을 밟아왔는데 이게 도움이 됐습니다.

그동안 6개 대학원 과정을 수료했고 지금도 서울에서 운영되는 조지워싱턴대 최고경영자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공부도 공부지만 인적 네트워크 관리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군인공제회가 어떤 분야에 투자 할지를 가장 궁금해 합니다. 대한통운, 하이마트 등 현재 진행중인 딜 이외에도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 현대건설 등 굵직굵직한 매물이 대기하고 있는데요.

▶실무부서에서 여러 사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대한통운, 쌍용건설 등을 좋은 매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제안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일단 꾸준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공제회는 M&A시장에서 전략적투자자(SI)가 아닌 재무적투자자(FI)로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결국 기준은 M&A시장에 참여해 얼마의 이익을 남길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삼게 됩니다.

공제회는 조직 성격상 수익성과 안정성의 두 마리 토끼를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가능한 빨리, 정확하게 의사결정을 내리는 게 중요한데 이를 위해 실무진의 의견을 철저히 듣고 반영하는 게 필요합니다.

-실제로 실무진의 의견이 충분이 반영되지요.

▶부임한 이후 별도로 '투자심의실무위원회'를 신설했습니다.

해당사업의 본부장이 진두지휘하는 가운데 팀장급들이 모여 사업건에 대한 수익성과 위험도, 문제점을 꼼꼼히 점검합니다.

과거에는 임원회의에서 투자여부를 결정했지만 실무위원회를 통해 심의를 이원화시키면서 투자결정과정을 훨씬 투명하게 만들었습니다. 실무위원회 회의내용은 전부 임원진에게 보고되며 이 문제들이 충분히 해결된 이후에야 임원진은 투자를 결정합니다.

- 최근 공제회는 해외 투자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어떤 분야에 관심이 많으신지 궁금합니다.

▶국내에서는 고수익을 낼 사업분야들이 많이 줄어든 탓에 수익다변화 차원에서 해외시장 진출계획을 세웠습니다.

맥쿼리와 함께 영국 테임즈워터 사업에 3000억원 을 투자했는데 작년말 투자를 결정할 때는 '과연 잘될까'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결국 성공작이었던 같습니다. 연12% 수익보장에 더해 지분가치가 상승하면서 추가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죠.

카자흐스탄은 풍부한 자원을 기점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이곳에서 물류사업을 할 예정입니다. 또 백두산 광천수 사업을 추진중인데 장기적으로 고수익을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베트남 , 중국에 대해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외에도 해외 부동산사업, 주식투자, 헤지펀드, 사모펀드(PEF), 실물자산 및 자원개발펀드, 이머징부동산펀드 등에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헤지펀드는 국내에도 빨리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군인공제회가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도 좋은 물건을 선점하는데 남다른 노하우나 비결이 있는지요.

▶군인공제회의 정체성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외부에서는 군 전역자들이 얼마나 전문성을 갖고 있겠느냐고 하지만 군 출신 인재는 기본이 탄탄한 재원이고 노력을 조금만 하면 단기간에 전문성을 확보하는 이들입니다.

이들이 우수한 인재로서 역량을 발휘했기에 사업이 성공한거지요. 또 군 출신들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함께 '사심' 없이 노력하는 것도 특징입니다. 사심없이 판단하고 위험을 감수하려는 자세가 노하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연기금에 비해 군인공제회는 급여, 인센티브등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임원들은 현격하게 낮고 일반직원도 좀 낮은 편입니다. 다만 군에서 퇴역후 자리를 못잡는 이들이 많은 가운데 공제회 직원은 그나마 안정적인 직장을 얻었다는 점이 감안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직발전을 위해서는 경쟁업체와 비슷한 급여시스템을 확보해야 합니다. 임원은 좀 입장이 다르지만 실무진들은 동종기관과 같은 수준의 급여를 제공해야 인재가 자리잡고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현재 급여와 인센티브 체계 개선을 위해 외부용역을 통해 세부안을 검토중이고 이를 국방부에 건의하려고 합니다. 인센티브의 경우 성과가 좋은 직원은 더 큰 동기부여를 제공하되, 부진한 직원은 아예 깎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 외부에 비치는 군인공제회의 모습은 아직도 '군퇴역장성의 모임'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저희도 그걸 감안해 별도의 기업이미지(CI)를 제작해 쓰려고 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결정이 날 것 같습니다. 또 융통성있고 변화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 기업시스템을 도입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군인공제회가 시장에서 모습으로 자리잡았으면 하시는지요.

▶우리와 같이 사업을 하면 성공할 수 있고 시장에서 인정받는다는 인식이 뿌리를 내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단순히 회원들의 이익 뿐 아니라 국내 및 해외 투자시장에서 선진기법을 먼저 도입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첨병의 역할을 해 금융시장 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군인공제회가 바로 한국형 캘퍼스(CalPERs)로 자리잡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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