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HSBC 인수 4월말까지 결론 안날 듯 '새 국면'
법원이 1일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 등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림에 따라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전략에 적지 않은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불법 사실 확인으로 여론 악화가 불가피한 데다 론스타측이 항소 의사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최종심까지 다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감독당국이 이번 사건 뿐 아니라 함께 수사가 진행중인 '외환은행 헐값 매각'사건에 대한 최종심이 나와야 '액션'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차 밝혀, 매각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HSBC가 유력한 것으로 간주됐던외환은행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외환은행 매각전략 차질 불가피= 법원은 이날 유 전 대표와 외환은행,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LSF-KEB홀딩스SCA에 지난 2003년 11월 외환카드 합병 과정에서 카드사 감자설을 유포해 주가를 하락시킨 뒤 카드사 주가를 낮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이번 유죄 판결로 감독당국이 론스타와 HSBC가 맺은 외환은행 매매 계약 시한인 오는 4월말 이전에 인수 승인을 내릴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유 전 대표가 이날 법정에서 항소 의사를 피력한 만큼 이번 주가 조작 사건이 항소심(2심)으로 넘어가게 됐기 때문이다. 감독당국은 외환은행 문제와 관련해 모든 법적인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심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에 앞서 무죄가 확정될 경우 외국인 투자 유치 등에 적극적인 차기 정부의 성향 등과 맞물려 감독당국이 인수 승인에 대한 압박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법조계 관계자는 "1심이 1년 걸렸기 때문에(작년1월29일 기소) 항소심도 1년 정도 걸릴 수 있다"며 "다만 유 전 대표가 구속됐기 때문에 일단 8개월 이내에 항소심이 끝나야 하고, 더 걸릴 경우 보석으로 풀어주고 재판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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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유 전 대표가 이날 법정에서 항소 의사를 피력, 항소 없이 유죄가 확정되고 감독당국이 '강제 매각' 명령을 내리는 상황을 기대하기도 힘들어졌다. 감독당국은 대주주의 자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6개월 이내에 지분을 매각하도록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 경우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이 오히려 손쉬워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장기 표류 가능성= 감독당국은 이날 한발 더 나아가 이번 주가 조작 사건 뿐 아니라 함께 수사가 진행중인 '외환은행 헐값매각 로비의혹 사건' 까지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어떤 액션도 취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주가 조작 사건이 유죄로 확정되더라도 근본적인 이슈인 헐값 매각에 대한 판결이 나지 않는 한 HSBC의 외환은행 인수 심사는 물론, 론스타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현재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은 1심 선고일 조차 잡히지 않은 상태다. 재판부가 속도를 내고 있어 4월말 이전에 1심 판결이 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정부 고위 관료 등이 연계된 민감한 사건이 이어서 1심 판결이 나더라도 항소 등 추가적인 법적 절차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주가 조작에 대한 유죄가 확인되면서 매각 차익을 순순히 챙겨서 떠나도록 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의 역풍'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점도 론스타에는 부담이다. 외환은행 매각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얘기다.
◇외환은행 인수전 '새국면'= 이번 판결로 외환은행 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감독당국의 조치가 론스타와 HSBC은행과의 계약 유효 기간인 4월말을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양측은 시한을 넘길 경우 쌍방 어느쪽이든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
물론 양쪽 모두 계약을 파기하지 않는 한 계약은 유지된다. HSBC측도 "승인 심사가 늦어져 매각 시한인 4월을 넘기더라도 양측이 계약을 취소하지 않는 한 계속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HSBC은행로서도 마냥 시간만 보낼 수도 없는 처지다. 외환은행 인수 가능 여부, 인수 시점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진 만큼 가격 등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부정적인 여론'과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 요구에 시달릴 론스타 입장에서는 협상에서 불리한 입장에 설 공산이 크다.
물론 HSBC 외에 국내의 국민은행이나 하나금융 등 다른 금융기관들도 인수에 관심을 보여온 만큼 인수를 위한 새로운 경쟁 구도가 짜여지면서 다시 가격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법적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만큼 론스타측이 마냥 유리한 위치에서 매각협상을 전개하게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