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공개, 입학사정관제 확대 등 이명박 정부가 집권 2년차에도 교육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러나 사전조율이 충분치 않아 정책간 모순이 발생하는 일도 생기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9일 선진형 대학입학 전형의 확산을 위해 입학사정관제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원금액을 지난해 157억원에서 올해 236억원으로 대폭 늘리고 10여개 대학을 집중 지원해 제도 파급 효과를 극대화시킨다는 목표다.
기존 점수 위주의 전형방식에서 벗어나 학습과정, 교육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측면에서 입학사정관제 확대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볼 수 있다. 교과부는 1점 차이로 당락이 엇갈리는 일이 줄어들어 입학사정관제가 공교육 정상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이 같은 기대가 무색할 정도로 점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모습이다.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공개 때문이다.
교과부는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를 교장 및 교사평가와 연계하는 일이 4~5년 뒤 먼 미래의 일이라고 밝혔지만 일선 교장, 교감 선생님들의 생각은 다르다. 성적이 나빠 비선호 학교로 낙인 찍힐 경우 어떤 식으로든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강해 국영수 성적 끌어올리기에 여념이 없다. 특별단속으로 위축됐던 학원가는 '한숨 돌렸다'며 정부에 감사하는 분위기다.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공개의 취지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과 학교·지역간 학력격차를 줄이는 것이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국영수 강화라는 변형된 모습으로 정책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당초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공개할 때 기초학력 미달학생의 비율만 공개하고, 학력이 부족한 학교 지원이 정책의 주목적이라는 점을 잘 홍보했다면 이런 혼란을 많이 줄였을 것이다.
모든 정책은 나름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갖고 있지만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다 보면 충돌할 가능성도 늘 내포하고 있다. 교과부는 의욕만 앞세우지 말고 예상되는 정책효과를 사전에 미리 잘 살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