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인출기=개인정보 인출기?

현금 인출기=개인정보 인출기?

이대호 기자
2009.03.26 16:54

< 앵커멘트 >

자신의 신용등급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무료라는 말에, 신용점수에 지장이 없다는 말에 호기심으로 조회했다가 대부업체의 전화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현금지급기를 통한 황당한 개인 신용정보 유출에 대해 이대호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직장인 이 모 씨는 얼마전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공공장소에 있는 현금지급기(ATM)에서 신용등급을 조회했다가 불과 3분도 채 안돼 대부업체에서 전화가 걸려왔기 때문입니다.

[녹취]

대부업체 대출 상담원:

‘ATM 현금인출기 통해서 대출 상담 요청하셔서 전화드렸습니다.’/ ‘제가요?’ / ‘네네’ //

[인터뷰]

이 모 씨 직장인:

‘제 신용등급을 무료로 조회할 수 있다고 해서 한건데 조회한 뒤에 불과 몇 분도 안돼서 대부업체에서 전화가 왔더라고요. 대출신청 상담 원했냐고요. 황당하죠. 그냥 신용조회만 해본 건데........’ /

현금인출기를 이용하면 신용점수에 지장을 주지 않고 본인의 신용등급을 조회할 수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인터넷을 이용하면 이용료 만원이 들지만 현금인출기에서는 무료라는 점이 사람들을 유혹합니다. 이 때문에 호기심으로 조회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현금인출기를 운영하는 업체는 제2 금융권과 제휴를 맺고 고객 정보를 활용해 대출 상담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신용등급을 무료로 조회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고객의 신용정보와 개인정보를 한정된 범위 내에서 이용한다는 고지가 뜹니다. 그러나 작은 글자로 짧은 시간 나올 뿐이어서 이를 인지하기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개인정보를 활용해도 좋다고 고객이 직접 체크하는 과정도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과정에 제2 금융권이 아닌 대부업체까지 끼어있다는 것입니다.

[스탠딩]

제가 직접 저의 신용등급을 조회해 보겠습니다. //

가장 먼저 전화가 걸려온 곳은 대부업체였습니다. 상담원에게 일정기간이 지나면 개인정보를 폐기하는지 물어봤습니다.

[녹취]

대부업체 상담원:

‘죄송합니다만 폐기는 어렵고요 고객님. 지금 걱정하시는 부분이 다른 곳에 유출될까봐 그러시는 거잖아요. 규정을 다 준수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전혀 없습니다.’/

MTN의 취재가 시작될 때까지 금융감독 당국은 이 과정에 대부업체가 끼어 있는지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업체라는 것을 알고 이용자가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했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며 감독 책임을 회피하는 입장을 취했습니다. /

모든 현금인출기가 대부업체와 연결돼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자신의 정보가 어느 업체에 제공되는 지 정확히 알고 개인정보를 활용해도 좋다고 동의까지 했다면 문제가 전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신용정보와 개인정보가 대부업체에까지 넘어간 다는 것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알고 있을 지는 미지수입니다.

또 그렇게 넘어간 개인정보가 언제까지 어떻게 활용되는지 알지 못하는 시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MTN 이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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