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검역에서 문제없이 통과했고 증상이 나타난 후 찾아간 병원에서도 감기로 진단했습니다."
27일 현재 총 20명의 신종인플루엔자 감염환자를 배출한(?) 청담어학원의 항변이다. 초기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보건당국이 "해당 어학원이 독감 증상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빠르게 대처하지 않아 문제가 커졌다"며 책임을 떠넘기자 직접 실명까지 공개하며 입장을 밝힌 것이다.
책임유무를 떠나 이번 논란으로 보건당국의 공항 검역체계가 뚫렸고, 일선 의료기관에서 일반독감과 신종플루를 구별해내기 힘들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입국 당시 증상이 없어 공항검역대를 통과한 사람들에게서 뒤늦게 발견됐고, 이 과정에서 상당수 일반인에게 전파시켰을 가능성과 이들을 걸러낼 대책도 없음이 드러난 것이다. 대유행을 우려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실제로 어학원 외국인 강사 일행 19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미국인(여.23세)은 물론 26일 밤 새로 추가된 한국인(여성.22세)도 입국한 지 6일이나 지난 뒤 자진 신고로 밝혀졌다. 이밖에 감염자 중 일부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의료기관에는 일반 독감과 신종플루 환자를 가려낼 수 있는 장비가 없다. 여행력 등을 감안해 추정한 후 보건소에 신고하는 게 고작이다. 여행력이 없는 일반인들도 의심환자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람들을 이런 의료기관에서 가려내기는 어렵다.
특히 일반 독감 환자가 많은 환절기라는 점, 곧 여름방학이라 해외 유학생들이 대거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당국의 검역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과 여행력에 관계없이 2차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지만 보건당국은 "발열환자의 자발적 신고를 독려하겠다"는 대책만 내놓았다. "아직은 괜찮다"보다는 "앞으로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진단인프라를 강화하는 것만이 전염병 확산으로 인한 혼란을 막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