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대기업에 투자촉구한 배경은

李대통령,대기업에 투자촉구한 배경은

송기용 기자
2009.07.01 17:25

- 경기 바닥으로 기업투자 적기 근접

- 재정투입 통한 경기회복 한계 봉착

- 대기업 투자로 경제 활성화 나서야

이명박 대통령이 1일 "이제 때가 됐다"며 대기업에 투자확대를 촉구했다. 지난해 말 글로벌 경제위기가 터진 이후 '일자리 지키기' 수준 외에는 재계에 별다른 요구사항이 없던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투자확대를 촉구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2회 지역투자박람회'에서 "대한민국이 세계 모든 기관, 전문가들로부터 글로벌 경제위기를 가장 먼저 극복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저는 지금이 바로 기업들이 투자할 때가 됐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정책이 여러 가지 부족한 면이 있지만 기업이 정부 탓만 하고 쳐다보고 있어서는 안 된다"며 "기업이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사회적 책임이 있고 특히 대기업은 더욱 그러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대기업 투자 촉구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경기가 바닥을 친 만큼 본격적인 투자시점이 왔다는 의미다. 굴지의 대기업을 운영했던 최고경영자(CEO)의 본능을 살려 기업들에 투자조언을 한 것.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1%포인트 올린 2.5%로 제시하는 등 긍정적 신호가 쏟아지고 있다. 세계은행(WB)은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올 하반기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예고하기도 했다.

정부 재정 투입이 한계에 봉착한 것도 대기업 투자촉구의 배경이다. 정부는 이미 올해 사업비 중 60%를 상반기에 조기 집행해 하반기 재정집행 여력이 크지 않은데다 올 하반기 경제운용의 기조를 '친(親) 서민정책'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 재정 투입이 사실상 한계를 맞고 있다.

적극적인 재정 투입으로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렸지만 올해 만해도 51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재정적자가 예상되는 등 만만치 않은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현 정부 경제정책의 근간이라고 할 감세정책의 수정을 시사할 정도다.

이 대통령의 기업투자 촉구는 이 같은 출혈을 무릅쓴 정부의 재정확대, 감세정책 조치에 발맞춰 민간 기업들도 투자 확대로 응답하라는 주문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그동안 투자를 유보해온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 보따리를 풀어야 한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시가총액 상위 20개사의 1분기 현금성 자산이 33조 4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 보다 8% 증가할 정도로 쌓아둔 자금을 풀라는 것.

이와 관련, 윤진식 경제수석이 지난달 중순 삼성, LG, SK, 현대차, 포스코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고위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나 투자를 독려했다. 이 대통령 주재로 2일 청와대에서 개최되는 '민관합동회의'에서도 대기업에 대한 투자 압박이 강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기업의 투자위험을 공공부문이 분담하는 방안 등 투자환경 개선방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정부의 구애에 기업이 얼마나 화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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