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명품' MCM, 콧대 높은 삭스 입성까지

'한국 명품' MCM, 콧대 높은 삭스 입성까지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9.16 07:58

[김성주 성주그룹회장 뉴욕 인터뷰]

-독일 브랜드 MCM 인수 4년만에 삭스 입점

-실속형 '유러피안 명품'으로 미 '뉴스쿨' 공략

-"한국 브랜드 명품 도약 견인...공생 모델 제시할 것"

"한국 중소기업이 유럽 명품 브랜드를 인수해 미국에 입성한 것은 새 역사를 쓴 것"

성주그룹 김성주 회장은 'MCM'이 콧대 높기로 유명한 미국 최고급 백화점인 삭스 핍스 애비뉴에 입성한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삭스 개점 85주년인 15일(현지시간) 공식 개점 행사를 가진 MCM은 뉴욕 맨해튼 5번가의 본점을 비롯, 비버리힐스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미 전역 요지의 15개 매장에서 일제히 미국 고객을 만나게 된다.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이 MCM 브랜드의 삭스 핍스 애비뉴 입성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이 MCM 브랜드의 삭스 핍스 애비뉴 입성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판매율 1위, 좋은 출발...삭스 85주년 기념일에 공식 론칭

MCM은 앞서 지난해 뉴욕 최고급 호텔 플라자호텔에 단독매장을 열고, 그보다 1년전에는 고급 백화점 체인 블루밍데일에 입점했다.

대공황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로 기존 명품 브랜드들도 크게 영업이 위축되고 있다. 또 일본기업이 지방시 브랜드를 인수했다가 포기하고 되파는 등 아시아 기업들이 자본력만으로는 넘기 힘든 명품 업계의 벽을 실감하고 있는 상황인터라 MCM의 기세는 세계 패션가에 화제가 되기에 충분하다.

물론 전세계에서 명성을 날리는 브랜드들이 줄을 서 입점을 노크하고 있는 삭스 핍스에 입성하고, 더구나 헤르메스 샤넬 루이뷔통 같은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치에 매장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MCM은 6개월간 삭스 고객들의 취향을 면밀히 검토, 이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샘플로 삭스측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실무자에서 최고 책임자급에 이르기까지 네차례의 프레젠테이션을 거쳐야 했다. 뉴욕 현지 마케팅 담당 한영아 상무는 물론 김성주 회장이 직접 삭스를 찾아 관계자들을 설득했다.

김회장은 한국 기업이 보유한 브랜드라는 점은 이제는 '흠'이 아니라고 자신한다. "전세계 명품시장 고객의 65%가 아시아인입니다. 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가 입점하는 것은 삭스로서도 의미있는 일이죠"

실제로 MCM은 공식 론칭에 앞서 가을 제품들을 판매하기 시작한지 1주일만에 다른 명품 브랜드를 제치고 '판매율(Sell Through:진열된 제품가운데 판매된 제품 비율)' 9%로 1위를 기록, 좋은 출발을 보이며 삭스 측을 놀라게 하고 있다.

↑삭스 핍스 애비뉴 백화점 정문 옆 쇼윈도에 전시된 MCM제품.[사진제공=MCM]
↑삭스 핍스 애비뉴 백화점 정문 옆 쇼윈도에 전시된 MCM제품.[사진제공=MCM]

"유러피안 명품, 뉴스쿨에 어필할것"

삭스 블루밍데일 플라자호텔 등 미국 시장에서 일구고 있는 MCM의 성과 뒤에는 김회장의 뿌리깊은 미국 시장과의 인연이 자리잡고 있다.

80년대 중반 미국 유학을 마치고 블루밍데일을 미국내 패션 리더로 성장시킨 마빈 트라웁(83) 직속 기획팀에서 패션에 눈을 뜬 그에게 미국은 친정이나 다름없다.

MCM의 미국 진출 초기이던 93년 당시 바이어로서 MCM 제품을 한국에 판매하던 김회장은 "미국 시장에서는 실용적이고 적정한 가격대 제품이 필요하다"며 자카드 원단 제품을 직접 개발해 MCM에 납품했다. 당시 자카드 제품은 코치사가 모방제품을 만들어낼 정도로 미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번에 미국에 진출하는 MCM의 제품들도 실용적이면서도 적절한 가격대를 갖춘

'유러피안 명품'의 특성을 갖추고 있다.

김회장은 "MCM 콜렉션이 능동적이고 구매력을 갖춘 미국의 '뉴 스쿨(새로운 패션 세대)'에게 어필할 것"이라고 기자신했다. 활동적인 미국 여성들의 특성에 맞게 쇼울더 백을 기본 모델로 채택하되 퇴근후 파티에서도 사용할수 있도록 하이브리드 디자인을 가미했다. 색상은 지나치게 화려한 것을 피했다.

가격대 역시 700달러에서 3000달러선으로 다양하게 채택했다. 평균 가격 면에서 샤넬이나 루이뷔통보다는 평균 15% 정도 싸고, 코치보다는 10% 정도 비싸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한국 브랜드, 세계적 명품 도약 견인할 것"

김회장은 스스로를 '노마드(유목민)형 CEO'로 지칭한다. 부하 장수 군사들과 함께 세계를 정복한 칭기스칸처럼 30개국 150개 매장과 뉴욕 런던 파리 밀라노 등 패션 중심지를 직접 발로 뛰지 않으면 글로벌 마켓 트렌드를 선도할수 없다는 말이다.

김회장은 MCM 도입에 앞서 한국 구찌를 세계 5위로 키워냈다. "부도직전의 구찌가 시가총액 4조원 규모의 상장기업으로 회생하는 과정을 경험한 만큼 명품브랜드를 다시 일으킬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침체로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인수제의를 해오는 곳들이 있지만 내후년쯤이나 본격적으로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드파워는 결국은 국가 경제력과 같이 성장할수 밖에 없다는 그는 "밀라노가 패션 중심지로 파리를 제친 것은 불과 25년전이고, 일본 브랜드 역시 경제성장 덕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비롯된 경제위기가 아시아에는 절호의 기회를 가져다주고 있다는게 김회장의 판단이다.

"우리만 사는데 그치지 않고 한국 중소기업의 발전모델을 세우겠다는 각오로 일하겠다"는 그는 "앞으로 한국 명품 브랜드도 키워서 한국브랜드들이 세계적 명품으로 성장하는 시기를 앞당기고 싶다"고 말했다.

◇MCM은?

1970년대 독일 뮌헨에서 탄생한 패션 브랜드.

1990년대 한때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독일의 루이 뷔통'이라는 명성을 날렸으나

1990년대 경영부진으로 위기에 처했다.

성주그룹이 90년대 초반 라이선스 사업으로 국내에 도입했으며, 2005년 독일 본사로부터 브랜드를 인수했다.

한국내 공장 40개를 포함,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현재 30개국에 150개가 넘는 매장을 두고 있다. 지난해 국내 매출액은 2000억원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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