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선주 하나대투 전무...조직 비효율성 고쳐 국내 인수금융 독주
이 기사는 09월15일(11:14)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홍선주 하나대투증권 자본시장본부장(전무)이 한국으로 돌아와서 가장 먼저 바꾼 조직문화는 의사소통에 관한 것이다. "세계적인 투자은행을 지향한다면서 업무처리 방식은 70년대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년간을 미국과 홍콩 등 세계 금융 중심지에서 일했던 홍전무는 '상관 앞에서 넥타이 매고 결제 받는' 국내 금융계의 모습이 낯설었다. 그건 단순히 업무 관행이 아니라 심각한 비효율을 단적으로 드러낸 문제였던 셈이다.

그는 우선 말단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기 시작했다. 업무 처리 문제는 물론 개인적인 신상에 관한 질문까지 가능한 모든 대화를 이메일로, 모든 조직원을 대상으로 솔선수범했다. 직원들은 무선으로 이메일 작성이 가능한 휴대폰인 '블랙잭'을 받았지만 활용할 줄을 몰랐다. 내근 직원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마케팅을 뛰는 외근직까지 회사에 복귀해 그 날 활동을 보고하는 게 현실이었다.
홍전무는 메일을 받은 직원은 반드시 그 자리에서 답장을 쓰게 했다. 본부장의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사무실로 직접 찾아오는 직원들은 혼쭐이 나야 했다.
말단 직원들과 원격으로 업무를 처리하던 초기, 실무 부서장들은 몸 둘 바를 몰라 했다. 파격적인 모범을 자신들도 따라야 할지를 두고 논란이 분분했고 일부는 이런저런 이유로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실험이 새로운 문화로 받아들여지는 기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홍선주 전무가 부임한 지 이제 1년. 올해 M&A 인수금융 시장은 하나대투증권의 독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마무리된 1000억원 이상의 5개 주요 M&A 인수금융 거래 중 4개를 하나대투가 따냈다. 지난해까지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소위 빅3가 주도했던 시장에서 1년 만에 판도가 뒤집어진 셈이다.

하나대투의 작은 변화가 세상에 알려진 건 지난해 11월 두산테크팩 인수금융을 도맡으면서 부터다. 자본시장이 급격히 경색돼 있던 상황에서 하나대투는 어드바이저리팀이 두산그룹을 대신해 매각 주관사를 맡고, 동시에 자본시장본부가 매각자 인수금융(Staple financing)을 준비해 패키지 딜을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홍전무는 "당초 투자를 약속했던 은행권이 자금조달에 난색을 표하자 대주단 구성 주체를 석 달 만에 기관투자가로 전면 교체해 거래를 마무리 지었다"고 설명했다. 보통 자금줄이 막히면 매각 주관사 측으로서는 인수 희망자에게 책임을 떠넘기지만 재빨리 '플랜B'를 만들어 거래를 성사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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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융통성은 홍 본부장이 강조한 것처럼 조직 내 의사소통 체계가 유연하지 못하면 불가능하다. 그의 리더십은 상반기 가장 큰 거래였던 OB맥주 M&A에서도 발휘됐다.
거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 초부터 관련 부서에 연구 과제를 맡겨둔 홍전무는 우선협상자로 뜻밖의 사모펀드, KKR이 선정되자 곧바로 차입 인수금융 주선을 제안했다.
KKR이 세계적으로 이름 높지만 국내에선 일개 사모펀드에 지나지 않아 은행권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 나온 시도였다. 그의 예상대로 KKR은 기존에 계획했던 금융구조와 달리 4500억원 가량의 신규 원화차입을 원했고 홍전무가 이끄는 신디케이션팀은 발 빠르게 움직여 거래를 성공시켰다.
이런 성과의 공을 조직원에게 돌리는 홍전무에게 남은 숙제는 평가보상에 관한 것이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협의하게 만들어 조직의 시너지를 높인 것이 1단계 변화였다면, 부서 이기주의를 근본적으로 극복하고 직원이 노력한 공과에 맞는 확실한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게 두 번째 도약을 이끌 동력이다.
홍전무는 "한국이 금융 중심지가 되기 위해선 제반 인프라를 개선해야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인재들의 경쟁력은 지금도 뛰어나다"며 "한국에 돌아와서 일을 하기 어려울 때는 항상 합리적인 의문을 제시했고 답은 언제나 기본에서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 홍선주 하나대투증권 자본시장본부장(1960년생)
* 학력
- 1982년 2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
- 1986년 5월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 경영학석사(Univ. of Texas at Austin MBA)
* 경력
- 1982년 3월 ~ 1983년 8월 씨티은행(CitiBank)
- 1986년 6월 ~ 1997년 10월 시카고 퍼스트 내셔널은행(First National Bank of Chicago)
- 1997년 10월 ~ 2004년 10월 미국 JP모건(JP Morgan USA)
- 2004년 10월 ~ 2008년 8월 홍콩 JP모건(JP Morgan Hong Kong)
- 2008년 9월 ~ 현재 하나대투증권 자본시장본부(Capital Markets Division)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