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환율급락에 따라 액션플랜 본격화…달러 차입 제한
자산운용사가 기업의 선물환을 매도할 때 공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외국계 은행 한국 지점의 본점 차입에 대한 이자비용 손비인정 한도도 축소된다. 올해 남은 30억 달러의 외국환평형채권(외평채) 발행도 하지 않기로 했다.
11일 기획재정부와 은행권에 따르면 정부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다각도의 달러 차입 제한 조치를 마련 중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어 이를 막기 위한 액션플랜을 본격화하고 있다.
외환당국의 수시 시장개입 외에도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 규모 자체를 줄여 원화가치 상승 압력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외환보유액이 9월 2542억 달러까지 증가하는 등 사상 최대치를 육박하고 있는 점도 달러의 차입 제한 필요성을 높였다.
이는 지난해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금융권이 '달러 가뭄'에 시달리면서 정부 지급보증을 포함한 전방위적인 '달러 수혈'에 매달려왔던 것과는 180도 변한 스탠스다.
외환당국은 최근 공기업의 외화 차입을 제한키로 한 데 이어 외은 지점과 국내 은행의 달러 차입과 기업의 선물환 거래를 제한할 수 있는 제도적인 방안을 마련키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 검토에 나섰다.
이를 위해 당국은 지난주 외은 지점· 국내 금융권 담당 임원들과 릴레이 간담회를 가지기도 했다.
정부는 재정부·한국은행·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TF) 논의를 통해 11월 초순께 안정적인 외환 수급 관리를 목적으로 한 외환시장 제도 개선 방안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당국은 조선사를 필두로 한 기업의 무제한적인 선물환 거래가 환율 방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보고 제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장치도 강구 중에 있다.
이에 따라 조선업체에 환헤지용 선물환 매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자산운용사가 기업의 선물환을 일정 규모 이상으로 매도할 경우 의무공시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외은 지점의 단기 외화 차입을 당국이 필요시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1년 미만 단기물의 경우에는 외은 지점이 당국의 허가 없이 차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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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아울러 외은 지점의 본점 차입에 대한 이자비용 손비인정(과세대상 수익에서 제외되는 경비)한도를 현재 자본금의 6배에서 축소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지난해 1월에는 단기외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외은 지점의 본점 차입 손비인정 한도를 자본금의 6배에서 3배로 축소했으나 지난해 7월 다시 환원시켰었다.
당국은 올해 외평채 발행 한도 60억 달러 중 남은 30억 달러는 발행하지 않기로 내부적으로 의견을 모았다. 내년 외평채 발행한도는 올해 발행한도의 3분의 1 규모인 20억 달러로 축소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달러 과잉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정부 차원에서 달러 조달 벤치마크를 제시할 필요성도 없어 추가 외평채 발행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