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금융강국코리아]②-<2>소한조 KB국민은행 하노이 지점장 인터뷰

"금융회사의 해외시장 개척은 1~2년 단기 성과에 일희일비하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호흡을 가지고 묵묵히 달려야 하는 '마라톤'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4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난 소한조 KB국민은행 하노이지점장은 "화려한 외형 확장보다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탄탄한 시스템 다지기를 통해 내실 있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해 나가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소 지점장과 만난 곳엔 한글로 간판이 적힌 수많은 한식당이 밀집해 있었다. 그냥 한국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았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과 기업이 베트남 시장을 오갔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래서 베트남은 금융사엔 만만치 않은 시장이기도 하다.
지난해 1월 발령을 받아 1년 5개월간 베트남 시장을 경험한 소 지점장도 베트남 금융시장을 치열한 글로벌 은행 경쟁 속에 지역 로컬은행의 빠른 성장까지 견제해야 하는 험난한 시장으로 요약했다.
소 지점장은 "베트남은 높은 경제 성장률과 풍부한 젊은 노동력을 앞세워 글로벌 자금을 빨아들이는 매력적인 시장이다보니 국내 은행들은 물론 전 세계 금융회사들이 이곳에 진출해 우량 기업 유치를 위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며 "여기에 베트남 현지 로컬 은행들이 한국계 마케팅 인력을 직접 채용하는 등 공격적으로 이곳에 진출한 국내 기업금융 시장까지 파고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 하노이지점은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는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소 지점장은 "저희는 후발주자로서의 기동성을 살려 실시간 이체, 펌뱅킹, 모바일 간편 송금 시스템을 선진화 했다"며 "더불어 'VNPT EPAY' 등 현지 전자결제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롯데몰 등 대형 핵심 앵커 시설에 QR결제 및 펌뱅킹을 도입하는 등 플랫폼 연계 금융을 통해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베트남이 정부주도로 금융서비스 디지털전환에 적극적이고 젊은층을 중심으로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KB국민은행 하노이지점도 여기에 주목하고 있다. 소 지점장은 "현지 중앙은행의 강력한 주도 하에 베트남의 디지털 금융 전환 속도가 무척 빠르다"며 "모바일뱅킹 사용자 인터페이스/경험(UI/UX)에 대한 눈높이가 높고 QR결제 등 간편 지급결제 인프라가 현지인들의 일상에 매우 빠르게 깊숙이 다각도로 침투해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 특징"이라고 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기업들을 위한 기업금융에만 의존할 수 없다. 소 지점장도 "현지 로컬기업 대출과 신디케이트론(공동대출) 참여 등으로 신규 성장엔진을 발굴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경험을 쌓아 기업금융과 리테일 금융이 균형을 이루는 현지화 모델을 완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