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하의 네이키드코스닥]
올 7월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이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셀트리온(199,600원 ▲11,300 +6%)은 정식 기업공개(IPO)에는 실패한 기업입니다. 코스닥 시장 직상장을 추진하다 무산됐고, 거래소로 향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오알켐이라는 회사를 통해 2008년 5월말 우회상장했습니다.
셀트리온의 사례는 한국증시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코스닥은 분명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많은 기업들이 역동치는 '블루오션'이지만, 자금조달 측면에서는 부족한 면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코스닥에 입성했지만 셀트리온은 직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에는 실패했습니다. 결국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금을 '지출'하는 우회상장을 택했죠.
셀트리온은 3분기까지 1200억원의 매출액과 547억원의 영업이익, 4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올해 목표실적을 초과했습니다. 분기 매출 400억, 분기 영업익 180억 기업도 한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정상적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없었다는 얘깁니다.
코스닥이 이처럼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한국거래소가 통합된 후 장외시장의 강자는 외면하면서 작전주만 득실거리는 증권시장의 '2부 리그'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성남 의원에 따르면 전체 상장기업 670개사중 자산규모가 1000억원 미만인 기업은 163개사로 24.3%에 불과한 반면 코스닥시장은 전체 975개사중 7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점점 시가총액이 큰 대표종목들이 이탈하는 '탈(脫)코스닥'도 문제로 꼽힙니다.아시아나항공(7,000원 ▲60 +0.86%),LG텔레콤(15,270원 ▲140 +0.93%)에 이어NHN(213,500원 ▲4,500 +2.15%),키움증권(400,000원 ▼15,000 -3.61%)등 코스닥시장 대표종목들이 코스닥에서 탈출했습니다. 대신 각종 테마를 동원해 머니게임에 몰두하는 세력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코스닥이 이처럼 자금조달 기능을 하지 못하는 데는 제도적인 장벽도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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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예로 머니게임을 막기 위한 사모증자 '1년 보호예수'는 자금조달에 있어서 큰 제약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회사를 믿고 도와주고자하는 지인, 선의의 장기투자자라도, 요즘처럼 금융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 1년간 돈을 묶어두는 건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같은 장벽이 자금조달의 사각지대를 만들었고, 이를 명동사채시장이나 '검은 헤지펀드'같은 자금이 파고들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막상 기업공개 (IPO)에 성공하더라도 자금조달에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관들이 공모에 참여하더라도 꾸준한 장기 투자자를 만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죠. 최대주주를 제외한 모든 일반법인들은 공모주에 대해 '자발적인 보호예수'를 걸기 때문입니다.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선 '분위기가 아니다'싶으면 원래 회사 주인만 남기고 모두 도망치는 '단타'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사모'증자의 경우 1년 보호예수를 걸어놓아 장기투자자들도 망설이게 만들지만, '공모'라는 이유로 증시에 첫 선을 보이는 주식을 상장되자마자 팔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겁니다.
증시 활황기에 코스닥 시장에서 부각되면 주가가 급등하면서 자금조달도 쉬워집니다. 하지만 시장상황이 조금만 얼어붙더라도 코스닥에서 자금조달은 매우 어려워집니다.
코스닥에는 한국을 빛낼 기업과 훌륭한 경영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잘 나갈 때 돈을 퍼주는 코스닥'보다는 '어려울 때 도와주는 코스닥'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