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하의 네이키드코스닥]여전히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이유(하)
많은 기업들이 해외 자원개발로 참혹한 결과를 맛봤지만, 지금도 많은 코스닥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습니다. 우량한 주력 사업을 보유한 상장사 오너들도 새롭게 진출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먼저 외국환거래법은 해외자원개발을 위한 투자의 경우 해외직접투자(ODI)로 인정하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ODI는 해외간접투자(OII)에 비해 규제가 없고 송금도 편리한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자원을 단순히 구매하거나 조사차원에서의 투자는 배제됩니다.
주요 자원개발국가들과 양해각서(MOU) 등 투자계약이 너무 쉽다는 점도 꼽을 수 있습니다. 동남·중앙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 자원개발국들이 즐비한데, 이들 정부·지방자치단체와 MOU를 교환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합니다. 진입장벽이 낮은데다 사업착수가 쉽고, 한국 주식시장에서 반응은 열광적이니, 주가에 민감한 회사일수록 유혹은 크게 느껴질 겁니다.
실제 한 자동차 부품사 대표는 우즈베키스탄 쪽에서 'MOU해주겠다'며 제의가 왔지만 "너무 쉽게 할 수 있어서 안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대기업 MOU의 경우에 성사될 가능성이 높지만, 일부 저개발국가의 경우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를 일종의 '서비스'성격으로 체결해주고, 대신 사업협력 등을 제안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지방자치단체가 맺는 투자MOU의 경우, 더 발전해 '리포트' 단계로 나아가더라도 실제 성사되는 건은 40%미만이라고 합니다.
한 상장사 오너는 "자원개발투자 중 하나는 진실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가짜"라고 말했습니다. 자금이 넉넉한 회사가 성장동력의 하나로 자원개발을 선택하거나 자금이 없는 회사가 머니게임 또는 자금조달을 위한 방법으로 시장의 테마를 쫒거나 둘 중의 하라는 말이죠.
그는 'IT버블'당시를 비유해 설명했습니다. 한 때 모든 기업이 끝에 '테크'라는 이름을 붙이며 인터넷 기업임을 표방하고, 홈페이지 만들고 인터넷 사업한다며 홍보할 때와 비슷한 맥락이라는 말입니다.
IT버블처럼 자원개발 사업은 지나친 기대와 탐욕이 어우러지며 과열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자원개발 사업이 '신기루'만을 쫓는 사업만은 아닙니다. IT버블 당시에도 인터넷 사업에 뛰어든 많은 기업들 중NHN(213,500원 ▲4,500 +2.15%)과다음(48,200원 ▲1,300 +2.77%)등 일부는 실제로 꿈을 이룬 것처럼 말입니다.
독자들의 PICK!
2004년부터 자원개발업만을 전문적으로 해 온지앤이의 박지훈 사장은 자원개발업은 최소 4~5년간의 지루한 줄다리기가 필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해외 자원개발은 단기간에 대박을 기대할 수 없는 끈질기고 위험한 사업"이라며 "그러나 5년간 옥석을 잘 가리면 향후 수십년간 효과를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사업"이라고 말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얘기죠.
자원 역시 금,부동산,주식과 같은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라는 점도 주목해야합니다.
사업성과 리스크를 잘 따질 경우 자원개발은 분명 좋은 분산·대안투자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유전'이나 '가스전'에서 금·석탄·동·구리·아연 등 '광물'쪽으로 자원개발의 시선이 이동하는 점도 리스크를 낮추는 과정으로 풀이됩니다. 또 '직접 탐사'나 '발굴'보다는 검증된 광구나 유전에 '지분투자'형태로 참여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 예로 최근삼천리(150,600원 ▲600 +0.4%)가 인도네시아 석탄광구(키데코)를 갖고 있는 자회사 삼탄과의 지분관계를 정리하자, 증권가는 '알짜 투자대상을 버렸다'며 혹평을 쏟아냈습니다.
유전회사에 지분투자한 한 상장사 오너는 "5억원으로 8000만 배럴이 매장된 광구의 지분 50%를 살 수 있어서 좋은 투자라 생각했다"며 "대박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주식,부동산과 같이 실물자산에 분산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 회사가 진출한 자원개발 사업이 진짜 성공을 위한 '똑똑한' 투자였는지 머니게임을 위한 '허울 뿐'인 투자였는지. 결국 IT버블처럼 시장이 긴 시간을 두고 판단해 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