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외형확장" 중소형사 "생존위협" 이해 맞물려
제약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고 있다. 일부 대형 제약사들은 중소형 제약사를 사겠다고 나섰고, 일부 중소형 제약사들은 매물로 시장에 나왔다.
제약산업 환경의 변화가 M&A를 통한 구조조정을 촉발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조윤정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형제약사는 몸집을 키워야하고 중소형제약사는 약가규제에 따라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며 "서로의 이해가 맞물려 제약업 M&A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지난주 삼정KPMG를 통해 오스템임플란트 인수를 위한 실사를 마쳤다.
이번 인수협상 내용에 정통한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 관련보고서를 받고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4월 중순경에는 M&A와 관련돼 최종 결정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K케미칼(51,600원 ▲400 +0.78%)은 지난해 말부터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M&A를 진행해 오고 있다. 증권가에선 SK케미칼이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실사를 마치고 주당 2만5000원 수준에 인수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현재 시가총액은 2000억원 내외다. SK케미칼이 오스템임플란트를 인수할 경우, 제약-바이오업체간 사상 최대 규모의 M&A가 이뤄지게 된다.
동아제약(91,500원 ▼2,000 -2.14%)과녹십자(138,400원 ▼1,600 -1.14%)는 삼천리제약 인수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천리제약은 2008년 기준으로 455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원료전문 중견제약사이다. 삼천리제약의 원료의약품은 대부분 해외로 수출된다. 생산시설이 그만큼 선진화 돼 있다는 의미다.
최근 두 회사가 인수경쟁을 벌이면서 삼천리제약의 몸값도 올라가고 있다는 평가다. 애초 500억원대로 추정되던 매각가격은 현재 900억원대로 상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녹십자는 삼천리제약 이외에도 매출 1000억대 전문의약품 업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제약업계서는 M&A가 흔치 않았다. 우선 제네릭(복제약)만으로도 안정적으로 이윤이 나는 산업구조였다. 게다가 창업주 세대의 오너십이 강해 M&A 대상으로 나온 매물 자체가 귀한 것도 한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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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황이 변했다. 조윤정 애널리스트는 "최근 정부가 리베이트 단속, 약가인하 정책 등 강력한 규제정책을 펴고 있어 중소형 제약사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며 "회사에 대한 애정이 적은 2~3세대들이 회사 경영에 나서고 있어 좋은 조건이면 회사 매각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형제약사들이 몸집불리기에 나선 이유는 사업을 다각화하고 R&D(연구개발)의 외연을 넓히기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다. 회사의 덩치를 키우지 않고서는 연구개발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은 제약사들이 M&A에 나서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외국을 보면 화이자, GSK, 사노피아벤티스, 노바스티스, 아스트라제네카 등 대표적인 다국적제약사들은 여러 대형 제약사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만들어진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