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끝나지 않은 '연예인 테마株' 비극

'비'…끝나지 않은 '연예인 테마株' 비극

김동하 기자
2010.07.26 09:05

[김동하의 네이키드코스닥] 230억 챙긴 제이튠 주가 200원대 급락

코스닥 시장의 '연예인 테마'가 소액투자자들만 상처 입는 '개미지옥'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최근 가수 '비'의 소속사제이튠엔터(64,300원 ▲700 +1.1%)는 비가 주식을 팔고 떠나면서 연일 곤두박질치며 시가총액 200억원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신동엽, 강호동, 유재석, 고현정 등 톱스타들이 소속된 대형 연예기획사디초콜릿도 2년전 2300원이 넘었지만 지금은 100원 초반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앞서 연예인 테마로 주가가 50여배 폭등한 팬텀엔터테인먼트가 전 대표이사 회장의 횡령과 배임 등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다 결국 상장폐지 됐고, 권상우씨 소속사였던 여리인터내셔널도 베스트플로우로 이름을 바꾼 뒤 자본잠식에 허덕이다 결국 상장폐지되고 말았습니다.

지난해 7월7일 탤런트 견미리씨와 가수 태진아(본명 조방헌)씨가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는 소식으로 1개월간 5배 가까이 올랐던 로이(현 에프씨비투웰브는 현재 고점대비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제이튠엔터를 놓고 최대주주였던 가수 비의 '먹튀'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표면상 주식투자만으로는 20억원 넘는 손실을 입었지만, 총 매출액 200억도 안 되는 자신의 소속사에서 230억원을 가져간 뒤 투자를 접은 데 대해 도덕성 논란이 가열되고 있기 때문이죠.

제이튠엔터 주가는 지난해 11월 1765원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적자에 허덕이며 200원을 턱걸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수 비가 전량 주식을 처분한 이후 325원에서 지난 22일 21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가수 비는 2007년 9월 제이튠엔터의 전신인 세이텍의 3자배정유상증자에 35억7000만원을 납입하면서 투자를 시작했습다. 당시 비는 투자회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 현M&M(2,140원 ▼10 -0.47%)의 전신인 디질런트에프이에프,웰메이드의 전신인 스타엠과 함께 증자에 참여했습니다. 비는 이후 11억4200만원을 주고 전 대표이사였던 홍재화씨 지분을 장외에서 인수해 14.8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습니다.

아무리 '월드스타'지만 47억원이 넘는 돈을 한꺼번에 조달하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사실상 '무자본'으로 전속계약금 중 일부를 투자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제이튠엔터 소액주주들은 연예인 이름값을 활용해 기업을 맨손으로 인수한 가수 비가 무책임하게 주식을 털고 떠났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습니다. 비가 회사 자금 150억을 계약금 명목으로 빼돌렸다는 배임논란도 나옵니다.

코스닥시장에서 2005~2006년 사이 연예인 유상증자 참여는 유행처럼 번졌고, 주식 활황기인 2007년까지 여파는 계속됐습니다.

M&A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는 연예인들에게 '이름만 빌려달라'는 의혹이 끊이질 않았다"며 "연예인들이 M&A업계 사람들에게 불려다니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말했습니다.

전 제이튠엔터 관계자는 현재 제이튠엔터 최대주주인 원영식씨가 180억원이라는 거액을 동원해 우회상장부터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가수 비를 세이텍에 투자하게끔 한 것도, 경영에서 손을 떼게끔 만든 것도 원씨라는 주장입니다.

어느 쪽이든 가수 비는 최대주주로서 소액주주들의 비난을 면키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명목상 주식으로 20억원 넘는 손실을 입었지만, 손실을 보는 회사로부터 이미 200억원이 넘는 돈을 받아갔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1인 매니지먼트'에 의존하는 회사의 최대주주가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는 커녕, 매출보다 많은 돈을 가져갔으니 회사와 소액주주들에게 손실만 남은 건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결국 연예인 테마에 편승해 투자했던 소액주주들, 그리고 비가 주식을 전량 팔아치우기 얼마 전 3자배정유상증자,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발행에 투자했던 사람들은 지금도 손실을 입은 채 아우성을 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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