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비 '먹튀' 의혹…풀어야 할 쟁점 네 가지

가수 비 '먹튀' 의혹…풀어야 할 쟁점 네 가지

김건우 기자
2010.07.19 16:01

'월드스타 비'와 '투자자 정지훈'…잣대 다를수밖에 없어

"제발 비 오빠 좀 건들지 마세요"

주식투자자모임 사이트의제이튠엔터(64,300원 ▲700 +1.1%)게시판에서는 투자자들과 비 팬들의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전속 계약 만료 1년을 앞두고 자신의 지분을 모두 매각한 가수 비(본명 정지훈)를 두고 '먹튀 논란'이 벌어지자 팬들이 비를 두둔하고 나선 것이다.

팬들은 "비 오빠 전속 계약금 150억원이 많나요. 다시 대량 증자를 해서 300억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 오빠 욕하면 이 게시판을 폭파시켜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월드스타 비'를 사랑하는 팬들의 안타까움은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하지만 '투자자 정지훈씨'를 바라보는 증시의 잣대는 다를 수 밖에 없다.

매출액 넘는 계약금, 정당한가

2007년 JYP를 떠난 정지훈씨는 제이튠엔터와 4년 전속 계약을 맺었다.

'먹튀 논란'의 시작은 전속 계약금 150억원이다. 여기에 매년 41억원씩을 '용역비'로 제공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제이튠엔터의 2010년 3월까지 매출액은 194억원이다.

2006년 당시 '톱스타' 계약금이 20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회사의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회사측이 정당한 금액을 지불했는지 의문이 들수 밖에 없다.

주주 "무자본 투자, 가장 납입 전형"

또 다른 근본적인 문제는 제이튠엔터에 정씨가 투자한 47억원이 실제로 회사에 들어간 것이냐는 점이다. 실제 자금 납입여부에 대해 회사측은 당시 재무 관계자들이 남아 있지 않아 확인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납입'여부는 차치하고 계약금 형태로 투자금의 3배에 달하는 돈을 출자 즉시 4년간 계약금 명목으로 선금으로 받아갔다면 코스닥 시장의 머니게임에서 흔히 동원되는 '무자본 인수' 내지는 '가장 납입'으로 볼수 있다는게 증시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회사측은 150억원에 달하는 돈이 계약금으로 회사 인수 초기에 곧바로 빠져나갔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회사측은 공시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연예인 전속계약은 '시설투자'나 '시설외 투자'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회사돈이 전부 계약금으로 빠져나가도 공시 대상이 되지 않는다. 법적 '구멍'인 셈이다.

"비는 몰랐다?"

물론 제이튠엔터가 '비'를 잡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일 뿐 정씨는 아무것도 몰랐을지 모른다고 말한다. 하지만 제이튠의 조동원 대표가 정씨의 매니저이고 우회상장 구상을 함께 했으며, 회사 매출보다 많은 돈을 정씨에게 지급해온 관계라는 점에서 설득력은 떨어진다.

정씨가 이달초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 직전까지도 회사측은 증자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끌어 모았다. 회사 경영진이 정씨의 지분매각 계획을 알고 있었는지 등에 대해 논란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계약 기간 남아 있다는데

회사측과 팬들은 정씨의 지분 매각에도 불구하고 전속계약은 남아 있다는 점을 들어 문제될게 없다는 설명을 한다. 비는 2011년 10월까지 전속계약이 체결돼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3년동안의 전속 기간 동안 회사 측에 돈을 벌어다주지 못하고, 주주가치 향상에 기여하지 못한 만큼 주주들이 남은 '전속계약'에 기대를 걸 상황이 못된다.

그렇다면 정씨가 내년에 제이튠엔터와 재계약을 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회사측이 3년전 지불했던 수준의 막대한 계약금을 치르기 위해서는 팬들의 말처럼 누군가가 "또다시 증자를 해서 300억원을 줘야 할" 상황이다.

증자가 이뤄지지 않아 비가 떠난다면 제이튠엔터는 수익 창출의 유일한 수단을 잃어버린 껍데기 회사가 되는 것이다.

'가수 비'는 2007년 "향후 경영에 참여, 주주권익을 보호하고 기업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적어도 투자자보호라는 관점에서는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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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기자

중견중소기업부 김건우 기자입니다. 스몰캡 종목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엔터산업과 중소가전 부문을 맡고 있습니다. 궁금한 회사 및 제보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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