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어렸을적 집집마다 전화기는 검정색 투박한 다이얼 전화기였다. TV는 흑백이었고, 소형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스포츠중계를 즐기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앙징맞을 정도로 작지만 성능은 PC 못지않은 온갖 종류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지하철과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지하철에서 신문이나 책을 읽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음악을 듣거나, TV를 시청하거나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길거리나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회사 업무를 보는 사람도 적지않다.
짧은 세월동안 그만큼 정보통신(IT)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덕분이다. 전화만 가능했던 시대는 이미 잊혀지고, 스마트폰으로 3세대, 와이파이, 와이브로같은 첨단서비스를 즐기는 시대가 됐으니 말이다.
이 가운데 우리는 '스마트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은 지금까지 휴대폰과 전혀 다른 생태계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한 시대의 맹아(萌芽) '스마트폰 생태계'는 원하는 서비스들을 언제 어디서나 내려받아 사용할 수도 있고, 그런 서비스를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직접 판매할 수도 있다. 물론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개발자와 소비자의 직거래 장터가 생기는 셈이다. 이는 '쌍방향' 속성에서 기인한다.
이런 쌍방향의 개념은 '스마트'라는 이름으로 전산업계로 확대되고 있다. 스마트그리드, 스마트케어, 스마트워킹, 스마트폰, 스마트TV…. 이런 개념에서 태어난 서비스들은 대부분 수동적이지 않다. 즉, 소비자는 생산자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만족하지 않고, 생산자를 끌고가는 능동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스마트한 산업환경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기업간 경쟁구도도 변화시키고 있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이 애플의 i시리즈로 거대한 생태계 구축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직접 만들고, TV사업에 뛰어들고, 이에 질세라 소니와 삼성도 스마트TV 사업으로 맞대응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요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비즈니스모델도 점차 구글을 닮아가는 모습이다.
최근에 구글, 애플, 아마존, 소니, 삼성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각자에 맞는 방식으로 스마트TV를 만들거나 서비스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TV는 PC처럼 TV에서 인터넷을 검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청하고 있는 영상과 데이터를 조합해서 볼 수 있다.
이제 PC, 스마트폰, TV가 하나로 묶이는 새로운 컨버전스 시장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성장성이 큰 방송통신 시장의 주도권을 쟁취하기 위해 전세계 이동통신, 인터넷, PC, IT기업들은 전면전에 돌입하고 있고, 그 대응 주기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이런 변화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과 산업이 더 많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비즈니스 대상이 남아있어 긍정적일 수도 있지만, 정보격차로 소외받는 계층이 발생한다는 점은 분명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앞으로 이런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예전에 앞을 볼 수 없는 이들이 사용한 12개 점으로 이뤄진 바르비에 점자는 군사용 야간 문자체계여서 실제 사용자인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많이 불편했다. 이를 혁신적으로 바꾼 사람이 브라유다. 그의 이름을 딴 6개점으로 만들어지는 브라유 점자는 지금 전세계에서 통용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스마트한 세상이 일부 계층이나 기업에게만 이득을 가져다주는 것이 되지 않도록 정부와 학계, 기업들의 좀더 진지한 고민히 필요한 시점이다. 결국 스마트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이나 정부가 브라유 점차처럼 약자까지 배려하는 마음으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따뜻한 스마트 세상이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