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투공제 폐지에 왜 中企와 지방이 반대하나?

임투공제 폐지에 왜 中企와 지방이 반대하나?

오동희 기자
2010.11.17 09:06

[기획]폐지 때 중소기업과 지방 경제 영향..글로벌 경기 회복 때까지 연장 희망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 폐지가 논란을 빚고 있다.

임시투자세액공제는 경기가 좋지 않을 때 기업투자를 촉진시키기 위해 기업의 설비 투자금액 중 일부를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는 제도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8월 제도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고 지난달 28일 원안대로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 기획재정위에 지난 1일 제출된 상태다.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를 두고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기업계와 지방상공계, 단체들도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기업에 유리한 제도라고 알려진 임투세액공제에 대해 중소기업계와 지방 상공인까지 반대하고 나서는 이유를 알아봤다.<편집자주>

◇임투공제, 대기업을 위한 것인가=정부는 임투공제가 대기업만을 위한 정책이며, ' 임시'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제도인 만큼 세수확보를 위해 적절한 시기에 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투공제 제도 도입의 의미가 퇴색했고 감면혜택이 대부분 대기업에 돌아간다는 이 유에서다. 정부는 그동안 진행됏던 임투공제 감면 규모의 85%가 대기업이 받는 혜택이기 때문에 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계는 다른 반응이다. 지난 4일 중소기업연구원은 '중소기업 포커 스-임시투자세액공제 폐지 바람직한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2008년 기준으로 임투공제 감면혜택을 받는 전체 8399개 신고법인 중 89.9%인 7558개의 기업이 중소기업이라고 지적했다.

대기업의 투자규모가 중소기업보다는 훨씬 많아 전체 감면액 중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사실이나, 혜택을 받는 기업수는 중소기업이 9배가 된 다는 얘기다.

또 중소기업이 혜택을 받는 각종 세액공제제도 중 임투공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기업체수로는 47.2%, 감면규모로는 70%를 차지해 임투공제가 중소기업의 감면제도 중에서 상당히 중요한 세금감면 수단이라는 게 중소기업계의 주장이다.

또 투자촉진조세특례 중 중소기업들이 가장 많이 활용한 것이 임투공제라는 것. 중 소기업중앙회의 '투자촉진을 지원하는 세제 활용률' 조사에 따르면 임투공제를 활용하는 기업이 30.3%로 두번째 많은 생산성향상시설투자 세액공제(9.3%)나 그 뒤를 잇는 환경안전설비투자 세액공제(3.2%)보다 훨씬 높은 활용도를 갖고 있다.

한 중소기업체 사장은 "대기업이 100원의 세금감면을 받다가 안받는 것과, 중소기업이 10원의 세금감면을 받았던 것을 못받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면서 "중소기업을 위해서라도 임투공제 제도는 유지돼야 한다" 고 말했다.

◇왜 지방상공인이 임투공제 폐지 반대하나=정부의 임투공제 폐지 방침이 정해지면서 지방 정부와 상공인들의 반대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그동안 임투공제는 수도권과밀억제권 이외의 지방에 투자를 유인해 지방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수도권과밀억제권역 외 투자의 경우 7%의 세금감면을 해 줌에 따라 지방에 대한 투 자가 활성화됐으나 이마저 사라질 경우 지역에 투자하려는 기업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권희태 충남도 경제산업국 국장은 최근 임투공제 관련 공청회에서 이같은 현상이 지방에서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며 우려했다.

권 국장은 "충남은 2007년 신규기업이 이전한 사례가 1004개였으나 지난해 500여 개로 줄었다"며 "이는 2008년부터 수도권 규제가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며, 여기에 임투공제 혜택이 줄어드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권 국장은 "이렇듯 지방에 돈을 들여 투자하려는 업체가 없어지는 실정인데 임투공 제를 폐지하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수단이 전무해진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6일 경남 진주시청에서 열린 제23차 전국 시ㆍ도지사 협의회에서 참석한 단 체장들도 목소리를 같이 냈다. 이들은 임투 세액공제제도 폐지에 반대하며 세액공제 적용기간을 3년 연장해 줄 것을 요청하는 대정부 건의문을 채택했다. 이 밖에 각 지자체들도 지역상의 등을 통해 국회와 정부에 제도 연장을 건의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용공제는 고용을 늘릴까=정부는 임투공제를 폐지하는 대신 '고용공제'를 통해 기업에 대한 세제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투자와 고용을 동시에 늘리는 경우 고용증가 부분에 대해 세액을 공제해주겠다는 의지다. 기존의 투자부분에 고용조건을 부가한 형태다. 투자보다는 고용에 방점을 찍고 적극적인 고용에 나서는 기업에게 세제혜택을 주겠다는 의지다.

고용을 늘리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지만 투자 없는 고용이 가능한가와, 산업의 고도화에 따른 고용의 정체현상, 우수인재의 수도권 집중현상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투자하는 만큼 고용이 늘어나지 않는 고용정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노동집약적인 산업이 동남아 등으로 빠져나가고 고부가 장치산업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모두 종업원수의 정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산업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와 로봇이 하게 됨으로써 투자한 만큼의 고용 증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투자와 고용을 연계한 고용공제는 투자와 고용을 견인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특히 취업준비생들의 지방 사업장 기피현상으로 인해 '고용공제'가 시작될 경우 수도권 소재기업이 그 혜택을 볼 가능성이 높아 수도권과 지방간 인력난의 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위기에 투자한 한국의 원동력..임투공제=이달초 미국 시장 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는 한국에 의미있는 조사 내용을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에 전세계 D램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 40%를 돌파하고, 하이닉스반도체가 20%를 넘어, 한국 기업이 전세계 D램 시장의 60%를 차지했다는 내용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전세계 시장의 제패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 위기가 곧 기회다'라는 인식 하에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경기가 어려울 때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한 임투공제의 취지에 맞는 투자에 나섰고 그 성과는 국가 전체적인 이익으로 돌아왔다.

이는 단순히 대기업뿐만 아니라 이들의 협력사인 중소, 중견기업들의 성과개선에도 기여해 이들에게 장비를 납품하는 협력사 중 일부는 지난 3분기까지 매출이 5000억 원을 넘어서는 등 중소, 중견기업의 규모를 벗어날 수 있을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준 것이 국내 중소, 중견기업의 성 장을 견인했고 국가 전체적인 경쟁력을 제고한 좋은 사례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업계, 경기회복 때까지만이라도...=재계는 당초 임투공제 폐지는 법인세 인사를 전제로 했으나 법인세 인하가 유보될 경우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에게도 세부담이 증가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임투공제 폐지 및 고용공제가 신설될 경우 현행 제도에 비해 세제혜택이 축소되는 결과가 초래된다며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임투공제 폐지 시점을 유보해주기를 요청했다.

최근 전경련이 민간·국책 연구소 및 금융기관의 경제전문가 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부의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 폐지방침에 대해서는 경제전문가들의 2/3 이상(68.2%)이 기업투자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응답했다.

재계 관계자는 “내년도 대내외 경제여건이 올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투자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를 폐지하면 투자위축으로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더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재계는 설비투자 회복이 명백하게 가시화되는 시점까지 임시투자세액공제 폐지를 유보해달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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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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