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대 '기업도 뭉쳐야 산다'

모바일 시대 '기업도 뭉쳐야 산다'

이학렬 기자
2011.01.03 09:46

[신년기획]스마트폰이 바꿔놓은 새로운 풍경...기업들 '개방형 협업 유행'

#캐나다의 금광업체 골드코프는 1990년대 후반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골드코프를 인수한 롭맥어윈은 전문 지질학자에게 1000만달러를 주고 새 금맥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다행히 새 금맥은 찾았지만 금이 매장된 정확한 위치는 1년이 지나도록 찾지 못했다. 고민하던 맥어윈은 리눅스를 개발한 루이스 토발드의 강의를 듣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다.

지금까지 조사한 모든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금맥의 위치를 정확히 찾아내는 사람에게 57만5000달러의 상금을 주겠다는 콘테스트를 연 것이다. 금광산업에서 지질테이터는 생명과 같은 것으로 이를 공개한다는 것은 무모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콘테스트 참가자들은 110곳의 새로운 후보지를 제안했고 이중 80% 이상에서 상당량의 금이 나왔다. 90년대 후반 시가총액 1억달러에 불과하던 골드코프는 현재 시가총액 300억달러가 넘는 회사로 성장했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우선 외부전문가의 컨설팅을 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사회가 복잡해짐에 따라 골드코프 사례처럼 전문가의 도움만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전문가가 별 도움이 안되자 기업들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때 내부에서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최근에는 여기서 더 나가 내부는 물론 외부에도 기회를 열어놓고 아이디어를 모으기 시작했다. 기업들이 외부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이유는 더이상 혼자서 모든 일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특히 모바일 시대에는 '개방형 협업'이 생존의 필수요소다.

 

대표적인 예가 애플 '아이폰'이 가져온 온라인장터 '앱스토어'다. '아이폰'의 가치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 이가 많다.

 

하지만 애플은 앱스토어에 있는 수십만개 앱을 직접 만들지 않았다. 혼자 만들 수도 없는 일이었다. 애플은 대신 개발자들에게 앱을 만들 수 있는 도구를 주고 이를 팔 수 있는 장터를 제공했다.

 

개발자들은 앱을 팔면 수익의 70%를 자신들에게 돌려주는 협업모델에 이끌려 앱스토어에 모였고 팔 수 있는 시장이 더 커지자 개발자들은 더욱 앱스토어로 몰려들었다. 애플 '앱스토어'가 지금처럼 커진 과정이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6월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앱스토어에 등록된 애플리케이션이 22만5000개에 달한다"며 "지구상에서 가장 활기찬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라고 자랑했다.

 

국내에서도 토종 앱스토어를 키우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특히 SK텔레콤은 협력업체가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T맵과 메시징 기반기술(API)을 공개했다. 수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공개하는 것이 부담도 됐지만 개방하지 않고서는 관련서비스를 키울 수 없다는 절박함이 더 컸다. T맵은 SK텔레콤의 대표적인 위치기반서비스(LBS)로, T맵이 활성화되면 SK텔레콤의 가입자 기반 역시 두터워진다는 계산도 작용했다.

 

KT(60,800원 ▲1,100 +1.84%)가 2007년부터 시행중인 신사업 아이디어 공모전인 '벤처 어워드'도 대표적인 협업모델이다. KT는 유망 신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KT와 공동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벤처어워드'를 기획했다.

 

실제로 2009년 최우수상 수상팀인 JDF의 '맞춤 애니메이션 올레 플라니'는 5억원의 자금이 투입돼 현재 KT의 무료 콘텐츠 사이트인 '쿡존'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올레 플라니'는 어린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동영상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지난해 '하이씨엘'로 최우수상을 받은 홍익세상도 KT와 함께 사업화를 고민하고 있다. '하이씨엘'은 소프트웨어 지식없이도 앱을 만들 수 있는 모바일앱 제작도구다.

 

외부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제너럴일렉트릭(GE)이 총상금 2억달러를 내걸고 에너지사업부문의 아이디어를 모집하는 경진대회인 '에코매지네이션 챌린지'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시스코도 글로벌 신규사업·서비스 공모전인 '아이 프라이즈'를 개최하고 NHN은 올해 처음으로 '게임 문학상'이라는 게임 시나리오 공모전을 열었다. NHN은 수상작들을 모두 공개, 외부 개발자가 공모 시나리오를 활용해 게임을 만드는 것을 막지 않았다.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모으는 협업이 확산되면서 이를 지원하는 다양한 단말기와 솔루션도 늘고 있다. 클라우드컴퓨팅은 협업을 가능케 하는 대표 기술이다.

 

아이디어를 수집하기 위한 인터넷 기반 전용 플랫폼 '브라이트 아이디어'는 GE와 시스코는 물론 휴렛팩커드(HP), BT 등도 활용하고 있다. '브라이트 아이디어'는 사내외 아이디어의 수집·평가·의사결정 등 협업 전과정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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