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서종렬 한국인터넷진흥원장…"동기부여와 발상의 전환 필요"
"대기업처럼 저희 직원들에게 엄청난 인센티브를 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최고의 전문가가 되도록 도와줄 생각입니다. 직원 모두가 전문가인 조직을 만들겠습니다."
서종렬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51)은 얼마전 직원들에게 '특별한' 지시를 내렸다. 직원들이 희망하는 보직과 바라는 점들을 모두 적어내라는 지시였다. 서 원장은 직원들의 답을 e메일로 일일이 확인하고, 일부는 간추려서 집무실에도 걸어뒀다.
그리고 결심했다. 직원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서 원장은 "직원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지 못해 아쉽지만 틈나는 대로 직원들과 업무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며 "KISA에는 현재 우수인력이 많지만 생각이 보수적이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동기부여와 함께 발상의 전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이후 3개월을 보낸 서 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올해 KISA의 역점 사업내용과 전략은 무엇입니까.
▶인터넷 침해사고를 예방하고 대응하는 업무는 KISA의 고유업무입니다. 따라서 전문성을 살려서 잘할 수 있도록 이 업무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생각입니다. 특히 스마트폰, 아이패드 등 새로운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침해대응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입니다. 개인정보 보호업무와 인터넷 윤리운동 등도 역점사업으로 펼칠 계획입니다.
―올해 KISA의 예산이 전반적으로 삭감됐습니다. 특히 정보보호사업 예산이 줄어들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요.
▶올해 KISA의 예산규모는 1163억원입니다. 지난해 대비 377억원이 감소했죠. 이는 2009년 분산서비스거부(DDoS) 대란 이후 한시적으로 증가한 사업예산이 감소한 것입니다. 국가 전체의 정보화 예산인 3조3023억원 중 정보보호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6.2%입니다. 지난해 8.2%까지 상승했으나 올해 떨어졌습니다. 정보보호 선진국인 미국은 정보기술(IT)예산 대비 정보보호 예산이 9.7%에 달하기 때문에 예산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부각되는 모바일분야도 사이버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대응책은 무엇인가요.
▶지난해 스마트폰 안전 10대 수칙과 주제별 대응 안내서를 개발해 배포·보급했습니다. 올해는 다양한 모바일기기의 취약점으로 인한 침해사고 발생 가능성에 사전에 대응하고 조치능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 이동통신사, 제조사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서 대응체계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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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분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침해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스마트폰 악성코드 샘플을 활용해 제조사의 서비스센터에서 이상이 발생한 스마트폰을 접수받고 악성코드 샘플을 직접 채취하는 등 모의훈련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사용자의 스마트폰에 적합한 국내 모바일백신 소개, 설치, 사용방법 등을 포함한 '모바일백신 사용안내서'도 보급할 예정입니다. 또 사용자 스스로 자신의 스마트폰 보안상태를 점검하고 조치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배포할 것입니다.
―KISA의 정보보호 역량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소개해주신다면.
▶정보보호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사람, 시스템, 프로세스가 갖춰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직원들의 정보보호분야 업무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기관과 교류·협력을 활성화할 예정입니다. DDoS 탐지 및 대응시스템, 개인정보 노출대응 상황실 등의 시스템도 공고히 할 것입니다. 또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와 협력, 해외 공조체계를 통해 침해사고 대응 프로세스를 좀더 신속히 유지할 생각입니다.
―얼마전 인터넷침해대응센터 종합상황실을 개소했는데. 이전 대응센터와 달라진 부분이 있나요.
▶이번에 개소한 종합상황실은 침해사고 징후 탐지 및 대응을 신속히 할 수 있도록 개선한 것이 특징입니다. 우선 지금까지 따로따로 분석하던 것을 일괄 통합, 분석하도록 개선했습니다. 또 침해사고 발생 현황에 대해 쉽게 판단할 수 있도록 시각화 기능을 구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감염PC 치료체계 기능을 추가해 현재 국내에 몇 대의 PC가 악성코드에 감염돼 있고, 몇 대가 치료됐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건전한 사이버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신가요.
▶'아름다운 인터넷 세상 만들기'와 같은 범정부적인 캠페인을 대기업, 포털, ISP와 협력해 대규모 형태로 매년 추진할 계획입니다. 전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로고송, 캐릭터, 콘텐츠를 개발, 활용해 임팩트 있는 인터넷 윤리문화운동을 추진하겠습니다. 할아버지부터 아버지 그리고 자신에게로 윤리와 법질서 등 문화유산을 받았듯이 아버지-나-손자에게 물려줄 수 있는 '디지털 윤리문화'를 만들겠습니다.
―사이버문화사업은 지난해에 비해 달라지는 부분이 있나요.
▶가수 타블로에 대한 악성댓글 사건처럼 객관적인 사실을 믿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건전한 토론의 마당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참신한 정책을 개발하겠습니다. 전국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2500명 규모의 2기 드림단원을 모집할 것입니다. 선발된 단원들을 대상으로 어린이기자 및 순찰대 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KISA 직원의 절반가량이 비정규직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복안이 있으신가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규직 인력 정원(TO)을 늘려야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와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 기획재정부와 함께 인력 증원의 필요성에 대해 협의하고 있습니다. KISA와 같은 전문기관이 비정규직으로 운영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에 기관의 경쟁력 제고, 전문성 제고 측면에서 꼭 해결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KISA는 2012년까지 전남 나주 이전을 완료해야 합니다.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나주 이전에 드는 총 비용은 583억원입니다. 자체 조달 가능 금액 324억원을 제외한 부족금액 259억원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와 협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옥 신축은 재원 확보 방안이 마련되면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나주로 이전하는 직원들과 가족들이 이전 지역에 조기 정착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나갈 계획입니다. 서울에 잔류하는 인력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정부와 협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포부는.
▶직원들이 순수하고 의욕이 많지만 창의성은 다소 부족한 편입니다. 주어진 테두리에서 벗어나 정답을 찾기 위해 다양하게 생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주어진 일, 시키는 일만 하지 않고 일하는 방식과 생각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조직 전체를 학습조직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서종렬 KISA 원장은 누구?】
경북 경주 출신의 서종렬 원장은 SK텔레콤과 KT의 임원을 거치는 등 통신 전문가로 활동했다. 김희정 전 원장이 지난해 7월 청와대 대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백이 생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을 지난해 11월부터 이끌고 있다. 걸쭉한 입담과는 달리 꼼꼼한 일처리가 강점으로 꼽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출신으로 현재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프로필
1978. 경주고 졸업
1982. 영남대 경영학 학사 졸업
2004. 연세대 경영학 석사 졸업
1983~1988.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통신정책연구실 연구원
1988~1992. 쌍용경제연구소 정보통신 수석연구원
1993~2006. SK텔레콤 커머스 사업본부 상무
2006~2009. 비즈탤런트 사장
2009~2010. KT 미디어본부장
2010~.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2010~. 한국스마트TV포럼협회 부의장
2010.11~. 한국인터넷진흥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