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외 판매 이달까지 실행방안 공언..복지부 "내달초까지 기다려달라" 입장번복
오락가락하는 하는 약사회에 발목 잡혀 보건복지부가 '양치기 소년'이 될 위기에 놓였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5월 안에 일반의약품 중 가정상비약의 약국외 판매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5월의 마지막날인 31일까지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6월 초까지는 결론은 내보겠다"고 해명했지만,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을 때와 상황이 달라져 생각대로 될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서비스산업선진화방안을 발표하며 복지부가 그린 의약품 약국외판매 '그림'은 약국에서만 의약품을 팔도록 한 약사법을 개정하는 '정공법'이 아니라 약사법 부칙을 개정하는 '우회술'이었다.
약사법 부칙 제4조는 고속도로 휴게소 등 '특수 장소'에서는 약사 없이도 구급약 판매를 허용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조항을 활용해 '특수 장소'를 늘리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일반의약품 판매 범위를 최소화해 논란은 축소시키는 한편, 일부나마 국민 불편을 해소했다고 생색도 낼 수 있는 길이라고 본 셈이다. 비공식적으로 대한약사회와도 협의를 마친 안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안이 알려지며 일선 약사회원들의 반발이 커지자 약사회가 입장을 바꿨다. 제한된 특수장소일지라도 약국 외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커지며 내부적으로 갈등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약사들의 반발에 복지부가 쩔쩔맬 수밖에 없는 이유는 복지부가 추진하는 특수장소가 약국의 관리를 받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약사들의 동의없이 불가능한 대안인 것이다. 실제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파는 의약품은 인근 지정약국에서 공급하고 관리한다. 정부가 특수장소를 동네 편의점이나 관공서로 늘려놓는다고 하더라도 약사들이 담합해 의약품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나서면 '무용지물'이 되는 셈이다.
진수희 복지부 장관은 31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약사 눈치를 보는 게 아니라 약사들 동의를 얻어야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열어놔도 약사들이 약을 안넣겠다고 하면 못하는 상황이라 현실적인 한계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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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회는 특수장소 확대안을 무산시키기 위해 현재 한달 중 평일 4일은 12시까지 근무하고, 공휴일 중 1일 근무하는 대안을 내놓은 상태다. 하지만 지난해 약국 50여곳이 참여해 시행됐던 '심야응급약국' 시범사업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는 점에 비춰볼 때 수천개의 약국이 참여해야 하는 이 대안이 제대로 시행될지는 미지수다.
약사회 관계자는 "특수장소를 확대해 의약품 판매 길을 열어주는 것은 전면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약사들이 특수장소를 관리하고 책임지는 방식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마냥 날짜를 늦춘다고 해결될 일이 아닌 상황인 것이다.
진 장관은 "복지부의 기본 입장은 슈퍼에서 약을 팔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니라 국민들이 약국 문 닫는 시간부터 응급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도록 하느냐다"라며 "이런 틀 안에서 약사회 의견도 들으면서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