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vs정부, 약값인하 관련 벼랑끝 소송전 채비

제약사vs정부, 약값인하 관련 벼랑끝 소송전 채비

김명룡 기자
2012.03.02 16:48

업계 대형 로펌 통해 행정소송 준비… 대형사보단 중소형사가 적극적

연간 1조7000억원에 이르는 약값 인하액을 놓고 제약업계와 정부(보건복지부)의 벼랑 끝 법적공방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약사들은 이르면 다음주 김앤장, 태평양, 율촌, 세종 등 대형로펌(법무법인)과 손잡고 정부를 상대로 일괄약가 인하와 관련한 행정소송에 돌입한다.

◇ 제약사 "다음주 소장 제출"= 이번 소송을 준비 중인 법무법인 한 변호사는 "30곳 이상의 제약사가 일괄약가 인하와 관련한 소송계약 을 맺었다"며 "일괄 약가인하 고시에 대한 효력정지신청서와 행정소송과 관련한 소장을 이번 주 내에 작성하고 다음 주에 법원에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오는 4월 약가인하가 시행되기 때문에 효력정지신청서 제출을 미루기 어렵다"며 "이에 대한 준비는 사실상 끝났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법무법인 관계자는 "일부 대형제약사들이 아직까지 최종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중소형 제약사들은 소송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다음 주면 소송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4월부터 6506품목의 보험의약품 가격을 평균 14% 일괄 인하키로 결정하고 지난달 29일 이를 고시했다. 제약사들이 약가인하 시행을 막기 위해서는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는 관련 소송에 돌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약가인하로 절감되는 건강보험료는 연간 1조7000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제약사입장에서는 그만큼 매출이 줄어든다.

정부는 약가인하로 통한 건강보험재정 절감을 고려해 올해 건보료 인상률을 전년(5.9%)에 비해 낮은 2.8%로 정했다. 정부는 정부대로 소송으로 약가인하가 무산되거나 지연될 경우 건강보험재정에 적잖은 구멍이 생겨 난처한 입장에 빠지게 된다.

◇대형사보다 중소형사가 적극적= 다만 소송전에 대형 제약사와 중소형 제약사간의 온도차가 발생하고 있어 정확하게 몇 개의 제약사가 소송에 참여할지 예단하기 힘들다.

이는 최근 발생한 제약업계에 균열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제약협회 이사장이 중소제약사인일성신약(24,200원 ▲400 +1.68%)의 윤석근 사장으로 교체됐다. 윤 사장을 비롯한 중소형제약사들은 제약협회가 대형제약사들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며 판단, 기존 이사장이던 류덕희 경동제약 회장을 밀어냈다.

그러자 이번에는 동아제약, 한미약품 등 대형제약사 대표들이 집단 반발했다. 이에 당초 집단으로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던 기존 제약협회 이사장단 11개 대형제약사는 최근 로펌과 계약을 취소하고 개별적으로 판단해 소송을 진행키로 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제약사들이 중소형제약사들과 마찰을 명분삼아 소송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제약사들의 소송을 막으려는 복지부의 보이지 않는 힘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제약사들은 소송을 할 경우 정부가 약가인하의 반대급부로 진행 중인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에서 불이익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혁신형 제약기업에 선정되면 세제지원, 펀드조성, 금융비용지원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반면 중소형제약사 중에서 혁신형 제약기업에 선정되는 회사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형제약사들이 대형제약사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이번 소송에서 나서는 이유라는 분석이다.

대형제약사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행정소송을 통해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고민인 많은 상황"이라며 "아직 소송과 관련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서울=뉴스1) 양동욱 기자. 보건복지부의 일방적인 약가인하 정책 강행에 반대하는 의사표명을 위해 제약산업 전회원사가 참여한 '전국 제약인 생존투쟁 총궐기대회'가 지난해 11월 열렸다.
↑ (서울=뉴스1) 양동욱 기자. 보건복지부의 일방적인 약가인하 정책 강행에 반대하는 의사표명을 위해 제약산업 전회원사가 참여한 '전국 제약인 생존투쟁 총궐기대회'가 지난해 11월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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