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소비의 혁신 '쉐어링/ 소셜 민박
<EM>우리 아파트를 소개합니다. 이 아파트는 파리 몽마르트의 심장부에 위치해 있습니다. 몽마르트에서 200m 떨어진 좋은 위치에 모든 것을 갖춰 놓았습니다. 주방 겸 거실에는 32인치의 LCD TV가 있고 인터넷이 가능합니다. 주방에는 전자랜지와 토스터기, 커피머신 등을 구비해 놨습니다.
☞ 두 아이가 있는 부부인데 이 아파트에서 3일을 지냈습니다. 아파트는 아주 멋진 곳이었습니다. 위치가 좋았고, 집주인이 친절하게 대해줬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주머니.</EM>

사진 류승희기자
세계적인 빈방 공유사이트 '에어비앤비'(AirBnB)에 올라온 내용이다. 이 사이트는 2008년만 해도 공유할 방이 채 100개도 되지 않았으나 올해는 1만3000개로 크게 늘어났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이 회사는 이제는 런던, 파리, 바르셀로나, 코펜하겐 등지에 지점을 두고 운영 중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이 사업이 무르익었다. 이러한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는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어비앤비의 한국 사이트가 오픈된데 이어 비앤비히어로(bnbhero.com), 코자자(Kozaza) 등 독자적인 한국사이트도 속속 생겨났다. 기본내용은 민박이나 홈스테이와 같지만 이를 '공유경제'라고 부르는 이유는 소셜네트워크(SNS)를 기반으로 해 보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조민성 비앤비히어로 대표
사진 류승희기자
조민성 비앤비히어로 대표는 "민박·홈스테이가 아는 사람들끼리 1대 1로 주고받았던 것이라면 '소셜 민박'은 SNS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에게 확장시킨 점이 다르다"며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SNS를 통해 신뢰도를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소셜 민박으로 여행객은 호텔보다 저렴하면서도 그 지역의 문화와 생활모습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 생수 한병에 1만원이나 하는 비싼 호텔 대신 내 집처럼 편하게 묵을 수 있는 저렴한 숙소를 이용하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소셜 민박은 별도의 회원 가입 없이 페이스북 계정으로 로그인해 자신의 남는 빈방을 올리거나 여행지에서 묵을 숙소를 찾을 수 있다. 조 대표는 "SNS를 통해 서로의 정보가 오가기 때문에 일반 숙박업보다 사고율이 낮다"며 "이는 이미 해외사례를 통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방에 묵은 사람과 빈방을 내주는 사람 모두의 평판이 SNS를 통해 소개되기 때문이다.
사용자는 자신이 사용한 방에 대해 위치, 청결도, 만족도 등 의견을 남기고 집주인 역시 사용자가 방을 깨끗하게 썼는지, 시끄럽지는 않았는지 등의 항목에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사진 류승희기자
독자들의 PICK!
◆ 내 방 내줘도 '안심'
서울 잠실에 사는 김진영 씨(41)는 100㎡(약 30평형)대의 집에서 남는 방 하나를 내놓았다. 방 3개 중 큰방은 김씨 부부가, 작은 방은 아이 방으로 쓰고 남는 하나를 게스트용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낯선 외국인과 함께 사는 것에 불편함은 없을까.
김씨는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그는 "이메일을 통해 교류하고 SNS로 각자의 신상정보를 파악해 걱정이 없다"며 "외국인 손님은 아침 일찍 나가서 밤늦게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방도 깨끗하게 사용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방을 빌려주는 배윤경 씨(38). 방을 내놓은 지 6~7개월 된 그는 수입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온다고 뿌듯해했다. 해외사이트인 에어비앤비와 비앤비히어로를 통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그는 가로수길을 찾는 외국인이 생각보다 많은 것에 놀랐다. 원룸을 내놓은 배씨는 방 1개당 70만원 정도의 월수입을 올리고 있다.
배씨는 "처음에는 이게 과연 될까 싶었는데 공실이 거의 없이 잘 돌아간다"며 "이런 사이트를 통해 오는 사람들은 지저분하지 않다. 화장실 청소와 침대시트를 가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외국인 여행객의 반응은 어떨까. 호주에서 온 30대 부부는 10일 이상 한국을 여행 중이다. 부모를 모시고 여행하는 터라 숙소를 2개 잡자니 비용부담이 컸다. 이들은 소셜 민박을 통해 일가족이 함께 머무를 수 있는 이태원의 한 숙소를 구했다. 이 부부는 "호텔에 체류했다면 그저 택시를 타고 다니느라 제대로 한국을 경험하지 못했겠지만 지금은 일반사람들이 사는 가정집에서 한국의 문화를 잘 알고 갈 수 있다"며 뿌듯해했다.

사진 류승희기자
◆ 여행지 숙박과 노후 대비로도 '안성맞춤'
이러한 소셜 민박은 집은 있지만 별다른 수입이 없는 베이비부머나 대출금으로 허덕이는 하우스푸어의 고충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집안의 남는 방을 활용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소셜 민박은 있는 것을 가지고 재화를 만들어내는데 일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에어비앤비로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큰 공을 세웠다. 저렴한 숙박이 마련됨에 따라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고, 이것이 지역주민들의 수입을 올리게 한 것이다.
조 대표는 이를 엑스포가 열리는 여수에도 도입하고자 작업 중이다. 여수엑스포에는 3만여개의 숙소가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확보된 숙소는 5000개도 미치지 못한다. 그나마 두어시간 떨어진 숙소까지 포함해 겨우 2만개를 채울 뿐이다. 비앤비히어로는 여수의 각종 시민단체와 손잡고 시민들의 남는 방을 숙소로 활용하기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여수시민의 호응도 좋다. 박용신 씨(64)는 이번 엑스포에 맞춰 자신의 집을 전부 게스트하우스로 쓰겠다고 사이트에 올려놓았다. 박씨는 "여수시민으로서 집이라도 내 줘서 돕고 싶다. 숙소가 너무 부족하다고 하니까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권해서 민박하도록 한 것"이라며 "아침도 간단하게 해줄 생각이다. 수저만 하나 더 얹으면 된다"며 미소지었다.
본 기사는http://www.moneyweek.co.kr" target=_new><머니위크>제22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