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원에 옷 생기고 기부까지

8000원에 옷 생기고 기부까지

성승제 기자
2012.05.13 11:58

[머니위크 커버]소비의 혁신 '쉐어링/'안 입는 옷 맞교환해요

'내 아이의 의류와 신발, 스케이트화를 단돈 8000원에 살 수 있다니.'

집안에서 쓰지 않는 물건이나 옷가지 등을 필요한 사람과 서로 맞교환하는 방식의 쉐어링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의류분야의 쉐어링은 아이들 옷과 장난감 등을 전문으로 교환하는 '키플'(www.kiple.net)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1월 론칭해 올해 1월 사이트를 오픈한 키플은 최근 3개월간 교환 건수가 1100건을 넘을 정도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키플에서 교환되는 물품은 수량·제품의 질과 상관없이 무조건 8000원이다. 택배비(4000원)까지 포함해도 1만2000원이면 모든 제품과 교환할 수 있다. 수수료 8000원의 5%는 기부돼 뜻 깊은 곳에 쓰인다.

 

키플은 회원제로 운영되는데 지속가능한 공유가 이뤄질 수 있도록 1거래 1교환권 제도를 도입했다. 교환권이란 일종의 쿠폰으로 이해하면 쉽다. 만약 내가 올린 물건이 다른 회원에게 선택돼 교환이 이뤄질 경우 교환권이 제공되는데 거래가 한번 성립될 때마다 한장씩 받을 수 있다. 내가 3개의 물건을 올렸는데 모두 거래가 성립됐다면 3개의 교환권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이 교환권은 키플에서 다른 물품을 교환할 때 사용된다.

 

처음 가입한 회원에게는 1회에 한해 무료로 교환권을 지급해준다. 하지만 한번 거래를 한 회원들은 2번째부터 어린이 의류나 신발, 가방 등 다른 물건을 키플 사이트에 올려야 한다. 교환권이 없으면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하다.

 

서로 거래가 성립될 때 교환권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은 회원들이 질이 나쁘거나 불량품을 올리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일부 회원들은 옷과 바지, 신발 등 여러 물건을 하나의 패키지(꾸러미)로 묶어 내놓기도 한다. 여러 가지의 물건을 올리게 되면 그만큼 선택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성영 키플 사장은 "학부모 10명 중 9명은 우리와 같은 공유시스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이용도 많이 한다"며 "이제는 소유의 개념에서 공유의 개념으로 트렌드가 변화되고 있다는 것을 조금씩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에서 의류 쉐어링 사이트는 키플이 거의 유일하다. 다음 포털 카페를 통해 성인들이 의류를 교환하는 '열린옷장 네트워크'도 운영되고 있지만 회원이 30여명에 불과하다.

 

반면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대중화 됐다. 지난 2010년 미국 주간지 겥타임겦이 선정한 세상을 바꿀 10대 아이디어 중 하나에 '공유'가 포함될 정도로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았다. 미국의 아동의류 교환 사이트 '스레드업'은 지난해에만 총 100만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이성영 사장은 "키플이 아직은 초기단계라서 대중들의 관심이 부족하지만 지방자치단체와 대기업 등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일부 기업들은 지원도 해주고 있어 앞으로 국내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2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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