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대형 이벤트들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다.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 지난주 랠리에 따라 주가가 많이 오른만큼 일부 차익을 챙겨두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처럼 보인다.
뉴욕 증시는 10일(현지시간) 약세로 개장한 뒤 보합권에서 상승 반전도 시도했으나 막판에 낙폭을 키우며 장중 최저치로 마감했다. 특히 기술주 낙폭이 심해 오는 12일 아이폰5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이 2%, 지난주 후반 3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인텔은 4% 가까이 급락했다. 이에 따라 나스닥지수는 하락률이 1%대를 넘어섰다.
이날 다우지수는 52.35포인트, 0.39% 하락한 1만3254.29로 마감했다. 한 때 상승 반전했으나 인텔이 3.84% 추락하고 보잉이 2.48% 급락하면서 막판에 낙폭을 키웠다.
S&P500 지수 역시 보합권에서 움직이다 장 마감 직전에 매물이 쏟아져 8.84포인트, 0.61% 떨어진 1429.08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시총 1위 기업 애플을 비롯한 기술주들이 집중 매도 공략을 받으면서 32.40포인트, 1.03% 내려간 3104.02를 나타냈다.
중국의 8월 수출입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했다는 것 외에 별다른 악재가 없었음에도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13.21% 급등하며 16을 넘어섰다.
S&P500 지수 10대 업종 대부분이 하락한 가운데 기술주가 낙폭을 주도했다. 반면 통신업종은 소폭 강세를 보였다. 통신업종은 지난 6개월간 거의 20% 급등해 주요 업종 중 상승률이 가장 높다.
스프린트는 노무라증권이 투자의견을 "매수"로 올리면서 2.39% 올랐고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도 0.8% 강세를 보였다.
◆12일과 13일, 유럽과 미국에서 대형 이벤트 봇물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는 시장이 기대한 대로 무제한적 국채 매입을 발표했지만 시장이 넘어야 할 고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12일에는 유럽에서 주요 이슈가 쏟아져 나온다. 일단 독일 헌법재판소가 유로안정화기구(ESM)의 합헌 여부를 판결한다. 현재 독일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독일이 ESM의 합헌을 결정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날 네덜란드에서는 총선이 실시된다. 유로존 채무위기 해법에 반대하는 극좌 사회당이 급격히 세를 불려 불안감이 커지기도 했으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집권 중도 우파 자유민주국민당의 마르크 뤼테 총리가 지지율 1위를 차지해 이변이 없는 한 정권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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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좌파 노동당이 1%포인트 차로 자유민주국민당을 뒤쫓고 있지만 두 정당이 연정을 구성하면 유로존 채무위기에 대한 네덜란드의 입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2일에는 그리스 정부와 국제 채권단인 트로이카도 회동을 갖고 그리스의 긴축 이행에 대해 논의를 진행한다. 이미 트로이카는 그리스 정부의 최근 예산 감축안이 수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위원회(EC)는 이날 유럽의 은행 감독권을 어떻게 통합해야 하는지 제안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이날 미국에선 애플이 아이폰5를 공개할 것으로 전망돼 12일은 그야말로 대형 이벤트로 가득한 날이 될 전망이다.
13일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화정책이 결정된다. 시장은 지난 8월 미국의 취업자수가 9만6000명 늘어나는데 그쳐 예상치 12만5000명을 하회한 만큼 3차 양적완화(QE)가 실시될 것이란 기대감이 한껏 고조된 상황이다.
◆부양책 기대감 높은데 왜 증시는 하락했나
이날 뉴욕 증시뿐만 아니라 유럽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범 유럽 지수인 스톡스 유럽 600 지수가 0.22% 하락했고 영국 FTSE100 지수는 0.03%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프랑스 CAC40 지수는 0.37% 떨어진 3506.05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 지수는 0.01% 약세로 7213.70을 나타냈다.
유럽 증시는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가 무제한적인 국채 매입을 결정하면서 큰 폭의 랠리를 누렸다.
코펜하겐에 위치한 삭소 뱅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틴 제이콥센은 "통상 월요일에는 증시 분위기가 부정적인데 특히 큰 랠리가 있었던 바로 다음 월요일이 그렇다"고 말했다.
또 "큰 이벤트 리스크를 앞두고 약간의 차익실현이 있다"며 12일 유럽의 대형 이벤트들과 13일 FOMC 결정을 언급했다.
라자드 캐피탈 마켓의 경영이사인 아트 호건은 FOMC와 관련해 "새로운 QE가 있을 것이란 믿음이 너무 고조됐다"며 만약 FOMC가 시장을 실망시키면 "(증시가) 다른 방향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대가 너무 높은 만큼 일부 투자자들은 실망에 대비해 이날 차익 실현을 택했다는 의미다.
◆中 8월 수출입 지표 부진..글로벌 경기 우려 가중
중국은 이날 8월 수출이 1년 전보다 2.7%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수출 증가율 1%보다는 향상됐지만 전문가 전망치 2.9% 증가에는 못 미쳤다.
8월 수입은 2.6% 줄어 3.5% 늘어날 것이라던 전문가 전망치를 크게 빗나갔다. 지난 7월 수입이 4.7% 증가했던 것과 비교해서도 큰 후퇴다.
중국의 지난 8월 무역수지 흑자는 267억달러로 전망치 195억 달러를 웃돌았다. 지난 7월 무역수지 흑자는 251억 달러였다.
중국 정부는 지난 9일에는 8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3개월째 둔화하며 전년 동월 대비 8.9%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지난주 중국은 157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를 무더기 허용해 추가 부양책에 나섰지만 시장에서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목표치 7.5%에 미달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애플, 아이폰5 공개 앞두고 하락..인텔, 실적 하향 여파 지속
AIG는 미국 재무부가 구제금융을 투입하면서 보유하게 된 잔여 지분 가운데 절반 이상을 매각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2.03% 하락했다.
영국의 석유회사 BP는 멕시코만 석유와 가스 자산을 플레인 익스플로레이션&프러덕션에 56억달러를 받고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혀 0.26%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플레인 익스플로레이션&프러덕션은 10.51% 폭락했다.
인텔은 지난주 3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뒤 이날도 3.84% 급락하며 2거래일째 큰 폭의 내림세를 지속했다.
휴렛팩커드는 2014년 10월까지 2만9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히면서 0.87% 상승했다. 이번 감원 규모는 지난 5월에 발표한 2만7000명보다 2000명 늘어난 것이다.
애플은 오는 12일 아이폰5 공개 행사를 앞두고 장 초반 683.29달러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쭉 미끄럼을 타더니 2.6% 급락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지난 7월 소비자 신용이 유일했다. 지난 7월 소비자 신용은 신용카드 부채가 2개월 연속 줄어든데다 학자금 대출 증가세가 대폭 둔화되면서 11개월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연방준비제도(연준)는 7월 소비자 신용이 계절 조정치로 2조7100만달러로 집계돼 연율 1.5% 감소했다고 밝혔다.
FOMC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별로 엇갈리면서 금값은 떨어지고 유가는 올랐다. 이날 금 12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0.5% 떨어진 1731.8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미국 원유 10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배럴당 12센트, 0.1% 오른 96.54달러로 마감했다.
유로화가 지난주 급등 이후 숨고르기에 들어서며 달러가 반등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회사채 발행이 늘어난 가운데 하락하며 10년물 국채수익률이 1.69%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