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R '엔저' 한방, 2R '출구전략' 공포…코너몰린 韓증시

1R '엔저' 한방, 2R '출구전략' 공포…코너몰린 韓증시

황국상 기자
2013.06.18 06:40

[창간기획/엔저 그 후]엔화가치 급변·대외불안에 외국인자금 이탈

 우리 경제가 올해 내내 일본에 휘둘릴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아베노믹스로 촉발된 엔화 약세로 인해 주요 산업은 물론 금융시장이 하반기까지 고전할 것이란 예상이다.

 일본은 지난해 말부터 경기 부양을 위해 본원통화 공급을 대거 늘리고 장기국채 등을 시장에서 사들이는 등 양적완화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엔화가 요동을 쳤다. 작년 9월말 달러당 77엔 수준이었던 엔화 환율은 올 5월 103엔을 웃돌기도 했다.

 엔화 가치의 급변동은 글로벌 금융위기도 잘 견뎌낸 한국 시장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국내 증시에서 1/3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이 신뢰감 있는 행태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올 들어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만 9조원 가까이 순매도한 게 단적인 예다. 외국인은 지난해에는 17조원 이상 매수 우위를 보였다.

 기업도 태풍권에 들어섰다. LG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말까지 6개월간 총 매출 중 수출이 5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 기업 60개와 일본 기업 144개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한국 기업의 작년 4분기와 올 1분기 매출증가율은 각각 -1.6%, -1.1%로 역성장했다.

 기업 수익성도 후퇴했다. 지난해 3분기 한국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4.2%였으나 그해 4분기 1.0%로 낮아졌고, 올 1분기에는 2.2%로 개선됐으나 작년 3분기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반면 일본기업은 지난해 3분기 5.2%에서 4분기 4.1%로 소폭 하락했다 올 1분기 5.0%로 높아졌다. 한국의 주축 산업이자 글로벌 무대에서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 조선, 철강 등은 '엔저'가 지속되는 한 수익성에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국인을 중심으로 단기 투자 성향의 자금이 이동하면서 시장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한 때 아베노믹스 기대감에 닛케이지수가 지난해 9월말 8870선에서 올 5월 중순 1만5600선까지 70% 이상 급등하면서 글로벌 자금이 몰려갔다. 반면 한국에선 엔저 피해 가능성에 북한 위협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쳐 코스피 지수가 좁은 박스권에 묶인 채 작년말 수준도 좀 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엔저가 최근 주춤해지고 있지만 중국이나 유럽 등의 경제 회복이 가시화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중순 103엔을 찍은 후 하락해 이달에는 94~95엔대까지 떨어졌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엔저에 속도조절이 이뤄지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등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성이 낮아지면서 엔화가 안전자산으로서 재조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곧 미국과 일본, 유럽의 경기 회복 정도에 따라 양적완화와 출구전략의 줄다리기가 계속돼 환율은 물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정대선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이후 국내 경기부진과 원화강세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과거 처럼 환율을 통한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원/달러 환율의 대폭 상승에 따른 순수출로 경기가 반등했다. 반대로 경기 회복기에는 원화강세로 인한 순수출 경제기여도가 하락하는 '경기 자동안정화 기능'이 작동했다. 하지만 최근 이런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 연구원은 "최근 원화강세는 우리 대외건전성 제고에서 기인한 측면도 있으나 선진국의 공격적인 양적완화가 직접적 원인"이라며 "선진국의 대규모 양적완화에 따른 외국인 자금유입이 실물경제와 괴리된 환율 움직임을 초래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엔저가 다시 진행될 가능성도 있는데다, 우리 독자적인 대응에도 한계가 있어 하반기 역시 쉽지 않은 국면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황국상 기자

머니투데이 황국상입니다. 잘하는 기자가 되도록 많이 공부하겠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