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버 A씨는 교복이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지만 교복을 입기도 하고, 흰 티셔츠 차림으로 등교하기도 한다. 교복에 분홍색 야구모자를 쓰고 수업을 듣거나 쉬는 시간에 화장을 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경기도 광동고에서 학생생활안전부장을 맡고 있는 송승훈 교사는 "두발과 화장이 자율화된 지는 오래됐고 모자는 기존 규정에 없는 항목이라 선생님마다 의견이 갈리고 있다"며 "문화 규칙이 빠르게 변화하다 보니 사람마다 '학생 복장'에 대한 기준이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복이 학교 현장에 다시 도입된 지 40년이 흘렀지만 그 의미는 크게 퇴색했다. 2010년대 들어 두발·화장 규제가 사라지면서 복장만으로 '단정함'을 요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일부 시·도교육청도 학생 의견을 반영한 교복 규정 개선과 지원 방식 변화를 검토하고 있다.
22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대구광역시·전라남도·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등은 교복을 현물 형태로 지급하고 있다. 학교가 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해 교복을 일괄 구매한 뒤 신입생에게 배부하는 방식이다. 교복을 물려입거나 중고로 구매하려는 경우에는 별도의 현금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
구매 세부 구성 역시 학교가 정한 기준에 따라 운영된다. 학생이 정장형 교복 한 벌 대신 생활복을 여러 벌 선택하고 싶어도, 학교가 결정한 무상 제공 품목에 맞춰야 한다. 생활복을 주로 입는 학생들의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교육청은 1인당 40만원 한도로 교복을 현물 지급하는데, 생활복 수요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말 기준 90% 이상 학교가 정장형 교복과 함께 생활복이나 체육복을 무상 제공 품목에 포함했다.
일각에서는 현물과 현금 지원을 병행하는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제도 변경을 위해서는 각 시·도의회 차원의 조례 개정이 필요해 현실적 제약이 따른다. 매년 신입생 의견을 수렴해 제작에 들어갈 경우 생산 일정상 실제 착용 시기가 2학기 이후로 밀릴 수 있다는 행정적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정장형 교복의 필요성 자체에 대한 문제의식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과거 교복은 외형상 드러나는 경제적 격차를 완화하는 장치로 기능했지만, 현실에서는 패딩이나 액세서리 등 다른 소비 영역에서 이미 차이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의 한 고교 교사는 "사복을 허용하면 빈부 차이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오랜 교직 경험상 체감할 정도로 두드러진 사례는 많지 않았다"며 "교복의 필요성 자체를 다시 논의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교복 유지 여부 등은 각 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가 결정하는 사안으로, 실제 여론 수렴이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균석 부천일신중학교 교사는 "생활복보다 교복이 훨씬 비싸 교내에서 정장형 교복을 없애려는 논의가 있었으나 반대 의견이 나오면서 합의가 되지 않았다"며 "교복이 불편하다고 하는 아이들조차 막상 없애는 데는 주저하더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복장 규정을 위반하더라도 교내 봉사(청소) 등에 그쳐 교사들이 효과적으로 지도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문제다. 국가인권위는 2021년 중·고등학생들의 두발과 복장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학교 규칙(학칙)은 학생들의 기본권 침해라며 서울의 27개 학교에 용모 제한 학칙을 근거로 벌점을 부과하거나 지도·단속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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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교사는 "학교에 따라 생활복도 색상과 모양이 비슷하면 지정 구매처가 아니라도 허용하는 곳이 있다"며 "교복이든, 생활복이든 학교 구성원들이 토론과 합의를 통해 규칙을 정하고 이를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