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의 내몸읽기]

이번 제25회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손꼽히는 명장면 중 하나가 쇼트트랙 '최민정-김길리' 선수의 금빛 질주다. 쇼트트랙 선수가 코너를 돌 때 견뎌야 하는 원심력은 체중의 최대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지탱해주는 비결은 단연 '코어근육'이다. 선수뿐 아니라 일반인과 암 환자도 코어근육을 단련해야 한다는 게 전문의들의 조언이다.
과연 코어근육은 뭐고, 어떻게 단련할 수 있을까. 이동우 일산백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코어근육은 말 그대로 중심 근육"이라며 "몸통을 잡아주는 척추, 복부, 허리, 골반, 횡격막근 등과 관련된 골격근을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복근(복직근·복횡근) △척추기립근 △다열근(척추를 받치는 근육) △골반저근 등이 코어근육에 해당한다.
이 교수는 2021~2025년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단 주치의로 근무하며 선수들의 회복과 재활에 주력했다. 그는 "최민정·김길리·황대현·심석희 등 쇼트트랙 선수들의 공통점이 복근이 매우 단단하다는 점, 하체를 육안으로 보면 '억' 소리가 나올 정도로 '일반인이 상상하기 힘든 수준의 근육'을 갖고 있다는 점"이라며 "처음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밀라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쇼트트랙 대한민국 대표팀 최민정(오른쪽)과 김길리가 9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내일 있을 경기에 대비해 훈련을 하고 있다. 2026.02.09. park7691@newsis.com /사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2/2026022313392074699_2.jpg)
이런 코어근육은 허벅지·엉덩이 근육보다 작다. 전체 근육의 10%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코어근육이 힘의 원천이 되는 이유는 뭘까. 이 교수는 "코어근육은 허리를 거쳐 엉덩이·허벅지 근육과 톱니바퀴처럼 연관돼 있는데, 이를 '운동 사슬'이라고 한다"며 "코어근육 자체는 전신 근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낮지만, 코어근육이 몸통을 안정적으로 지탱하면 운동 사슬을 통해 엉덩이·허벅지에서 강력한 추진력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나이가 들거나 폐경 후 근육량이 줄면서 코어근육도 줄어든다는 것. 코어근육이 약하면 관절 질환을 부르기 쉽다. 예컨대 척추를 잡아주는 근육(척추기립근)이 약하면 척추뼈와 디스크에 하중이 집중돼 구조가 빠르게 변형되는데, 이 때문에 '허리디스크'(요추 추간판 탈출증) 같은 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직장암·부인암·전립선암 등 암 환자도 코어근육이 약해질 수 있다. 항암치료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근육이 빠지거나, 코어근육과 가까운 골반·복부 주위로 수술·방사선 치료를 받고 나면 코어근육이 손상당하는 경우가 적잖다.

양팔을 옆으로 벌린 채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린 자세를 취했을 때 30초도 안 돼 무너지거나, 플랭크 동작을 1분 넘기기 쉽지 않다면 코어근육이 약한 상태임을 알려준다. 코어근육을 단련하는 방법은 뭘까. 이 교수는 "과거엔 복근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윗몸 일으키기'가 통용됐지만, 추간판(디스크)에 압박을 가해 '허리디스크' 같은 척추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제기되면서 최근엔 권장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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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허리를 구부리지 않는 자세를 유지하면서 코어근육에 힘을 가하는 동작이 권장된다. 플랭크, 브릿지(누워서 엉덩이 들어 올리기), 같은 동작을 1분 이상(초보자는 30초 이상) 유지하는 방식이다. 이때 중요한 건 호흡이다. 힘을 줄 때 숨을 "후~" 하고 천천히 오래 내뱉으면 근육이 이완된 상태에서 전체적인 심폐 기능이 활성화해 코어근육이 탄탄해진다.
노년층은 엎드린 채 상체를 들어 올리는 동작을 반복하면 척추를 지지하는 척추기립근을 강화할 수 있다. 자리에 앉아 팔을 들어 올린 채 몸을 뒤로 젖히면 상체가 앞으로 쏠리는 것을 막아주는 등과 허리 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 허리를 바닥에 붙인 상태에서 양 무릎을 세우고 누워 몸통-허리-골반이 일직선이 되도록 엉덩이를 들어주는 동작(브릿지)도 도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