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설문조사 결과 학군지 영어·선행 비율 높아
초고학년·중 학부모 "입시제도 개선해야 사교육 줄인다"
서울 강남·서초구에 사는 학부모 10명 중 5~6명이 자녀를 초등학교 입학 전에 영어학원에 보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면 강북·중랑구에서는 10명 중 1~2명 수준에 그쳐 '경제적 격차'가 학습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학원 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진학 지도 정보 제공을 확대할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9~10월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학부모 1만1941명, 학생 9006명 , 교사 4540명 등 총 2만548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교육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이 학부모를 대상으로 사교육 설문조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선 유치원과 초등·중학교(유초중) 학부모(1만606명) 중 29%는 유아대상 영어학원에 다니거나 다녔던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서초구는 56%, 강남구는 52.5%로 과반이 넘은 데 반해 강북구는 14.7%, 중랑구는 13.7%에 그쳤다.
선행 속도도 '학군지'가 유독 빨랐다. '사교육 진도가 학교 진도보다 빠르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62%(6594명)다. 이 중 4781명(45%)은 선행이 '한 학기 이상', 1859명(18%)은 '1년 이상'이라고 했다. '학교급을 넘어서 선행하는 경우'는 969명(9%)에 그쳤다. 그러나 강남구는 '학교급을 넘어서 선행한다'는 응답이 19.5%, 양천구는 16.8%, 서초구는 15.8%에 달했다. 학령인구가 적은 종로구는 3.6%, 중구는 3.5%에 그쳤다.

교사들은 대체로 선행학습이 학교 수업 태도에 부정정인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선행학습이 흥미·호기심을 저하시킨다는 응답은 초·중교 53%, 고교는 49%였다. 사교육으로 학습 격차가 심화된다고 답한 비율은 초·중과 고교 모두 37%였다.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학생 피로도'도 높았다. '사교육으로 인한 학생들의 피로도 및 집중력 저하 경험'이 '자주 있다'고 답한 교사는 초등학교 34.2%에서 중학교 61.4%, 고등학교 63%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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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학생이 학원을 다니는 이유로는 '부모님이 다니라고 해서'(27%)를 가장 많이 꼽았다. 고등학생은 '좋은 대학 가려고'가 35%로 1위였다.
'사교육을 줄이거나 중단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전제돼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초등 고학년 및 중학생 학부모는 '경쟁적 입시제도 개선', '맞춤형 공교육 지원 강화'를 꼽았고, 유아·초등 저학년 학부모는 '방과후 돌봄', '다양한 체험 제공 확대'를 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조사 결과를 분석해 '학원법'과 '공교육정상화법' 등에 과도한 사교육을 조장하는 행위에 대한 처분 규정을 신설하고 교습비 초과징수 위반에 대한 과태료 부과 기준을 2~3배 상향하자고 정부와 국회에 제안할 예정이다.
또 최근 국회를 통과한 유아 대상 학원의 레벨테스트를 금지하는 학원법이 시행되는 시기인 올해 하반기에 맞춰 유아 대상 학원이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고등학생은 진로 정보 수요가 높다는 점을 감안해 서울진로진학정보센터 웹사이트, 쎈(SEN)진학 나침판 및 교사용 진학상담 프로그램을 통한 공신력 있는 진로·진학 정보를 확대 제공한다. 현장 교사 중심의 상담 인력도 기존 200명에서 300명으로 50% 증원한다.
지난 1월 '서울시교육청 사교육비 부담 완화 지원 등에 관한 조례'시행됨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앞으로도 사교육 실태 및 인식에 관한 조사를 실시하고, 사교육 경감 합동추진단 회의를 연 4회 정례화할 계획이다. 영유아 조기 사교육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실태조사와 조기 영어 교육의 효과성에 대한 종단연구도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