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로또 청약 노리거나 30년 된 집 사거나…실수요 '약자택일' 이유는

강남 로또 청약 노리거나 30년 된 집 사거나…실수요 '약자택일' 이유는

김지영 기자
2026.04.25 13:30
삽화,집값,아파트값,상승,일러스트 /사진=임종철
삽화,집값,아파트값,상승,일러스트 /사진=임종철

서울 주택시장에서 실수요자의 선택이 '청약'과 '구축 매수'로 양분되고 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청약 수요가 집중되는 가운데 매매 시장에서는 구축 아파트에 거래가 쏠리는 모습이다. 주거비 부담 확대와 공급 감소 전망이 맞물리면서 실수요 구조가 청약과 구축 매수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에 나선 9개 단지의 1순위 청약자 수는 총 10만2118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서초구 '아크로 드 서초'는 1순위 청약자만 3만2973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1099.1대 1을 기록했다. 서울 민간 분양 아파트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오티에르 반포'(3만540명), '이촌 르엘'(1만528명) 등 다른 강남권 단지도 대규모 청약 수요를 끌어들였다. 동작구 노량진뉴타운 '라클라체자이드파인'은 3.3㎡당 7600만원의 높은 평균 분양가에도 1순위 평균 경쟁률이 26.9대 1에 달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여부를 가릴 것없이 서울 분양아파트 전체에 청약 수요가 몰리는 모습"이라며 "가격 수준 자체보다 서울 내 신규 아파트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7115가구로 전년(3만7103가구) 대비 26.9% 감소할 전망이다.

공급이 부족한 만큼 청약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이미 서울 분양시장은 청약가점 만점에 가까운 장기 무주택 실수요자만 접근 가능한 시장으로 좁혀진 상태다. 청약가점 만점은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 부양가족 6명 이상을 모두 충족해야만 가능하다.

이에 기약 없는 청약 대신 현실적인 대안으로 발길을 돌리는 실수요자들도 상당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4월 19일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 중 준공 30년 초과 구축 아파트 매매 비중은 23.8%(4322건)로 집계됐다. 이는 준공 10년 이하 신축 아파트 비중(14.6%, 2661건)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2024년 신축 19.2%, 구축 20.3% △2025년 신축 18.6%, 구축 22.9% 등에 이어 구축의 아파트 거래 비중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분양 관계자는 "구축 아파트를 찾는 실수요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신축에 비해 뛰어난 가격 접근성과 입지 경쟁력이 우선적으로 고려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수요가 집중되면서 구축 아파트의 가격도 뛰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아파트가격 동향(4월 첫째주 기준)에 따르면 준공 20년 초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최근 한 달간 0.56% 상승했다. 같은 기간 5년 이하 신축(0.14%)과 10년 이하 아파트(0.13%)의 가격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연초 이후 누적 상승률 역시 20년 초과 아파트가 2.63%로 신축(1.56%)과 준신축(1.48%)을 압도했다.

청약과 신축 매수로 양분되는 실수요 흐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시장 전문가는 "청약 당첨이라는 불확실한 기회를 기다릴 것인지 입지가 우수하면서 신축 대비 가격 경쟁력이 있는 구축을 매수해 주거 안정성을 확보할 것인지에 따라 내 집 마련 전략이 갈리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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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김지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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