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폭력에 외도했지만"…'찬물 샤워·수면 방해' 괴롭힘에 아내 결단

"남편폭력에 외도했지만"…'찬물 샤워·수면 방해' 괴롭힘에 아내 결단

류원혜 기자
2026.05.20 10:14
남편 집착과 폭력에 시달리다 다른 남성을 만난 경우에도 먼저 이혼을 청구할 수 있을까.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남편 집착과 폭력에 시달리다 다른 남성을 만난 경우에도 먼저 이혼을 청구할 수 있을까.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남편의 집착과 폭력에 시달리다 다른 남성을 만난 경우에도 먼저 이혼을 청구할 수 있을까.

2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이혼을 고민 중인 여성 A씨 사연이 소개됐다.

A씨와 남편은 15년 전 같은 직장에서 처음 만났다. 남편은 매일 출퇴근길을 챙겨주고 A씨가 다니던 모임에도 가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애정을 표현했다. 당시에는 이런 행동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A씨는 자신을 많이 사랑해서 그런 거라고 여겼다.

두 사람은 1년 연애 끝에 결혼했다. 남편 집착은 폭력으로 이어졌다. 친한 동료 집에 놀러 간 A씨가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편은 몰래 찾아와 유리창 깨고 문을 두드리며 난동을 부렸다.

A씨가 밖으로 나가자 분노한 남편은 머리채를 잡고 뺨까지 때렸다. 동료와 이웃들이 경찰에 신고한 뒤에야 폭행은 끝이 났다. 하지만 이후에도 남편은 말다툼할 때마다 폭력을 행사했고, A씨에게 집은 지옥처럼 느껴졌다.

결국 A씨는 모임에서 만난 남성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위로받기 시작했다.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집에 들어가기 싫다는 마음이 커졌고, 두 사람은 서로 연애 감정까지 느꼈다. 이 사실을 알아챈 남편은 "5000만원을 줄 테니 집에서 나가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A씨가 이를 거부하자 남편은 괴롭힘을 시작했다. A씨가 샤워할 때 보일러를 꺼 찬물을 뒤집어쓰게 하고, 밤마다 휴대전화 영상을 크게 틀어 수면을 방해했다. 현관문 비밀번호까지 바꿔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A씨는 "참다못해 결국 집을 나왔다. 제가 외도하긴 했지만 남편의 지속적 폭력과 괴롭힘을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있냐"며 "현재 제 명의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혼자 빚을 갚고 있는데, 이혼하면 빚과 재산분할이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하다"고 조언을 구했다.

임형창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A씨도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부정행위를 한 잘못이 있지만 결혼 생활 내내 폭력을 행사한 남편에게도 유책 사유가 있다"며 "남편도 이혼을 원하는 상황이라 이혼 자체는 무난하게 성립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자료에 대해서는 "법원은 양측 책임 정도를 비교해 판단한다. 어느 한쪽의 유책 사유가 더 크다면 그 비율만큼 위자료 배상 책임도 달라진다"며 "A씨는 남편의 배상 책임이 더 크게 인정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재산분할은 재산 형성과 유지에 대한 기여를 중심으로 결정된다"며 "A씨가 대출금을 혼자 상환해 온 점은 기여도 산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또 "남편 폭행과 괴롭힘이 계속된다면 경찰 도움을 받아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8조에 따른 임시 조치를 신청할 수 있다"며 "이혼 소송이 시작된 뒤에는 법원에 남편 접근을 금지하는 사전 처분을 요청해 보호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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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원혜 기자

안녕하세요. 디지털뉴스부 류원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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