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런던 총리 관저서 양국 정상회담

일본이 영국과 '경제 안전보장에 관한 영일 공동 선언'을 발표하며 '준동맹'급 협력을 재확인했다. 방위산업부터 첨단기술까지 폭넓게 협력을 강화하면서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안보 네트워크를 넓히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준동맹이란 법적 구속력이 있는 동맹조약은 아니지만 군사훈련·정보공유·방산 협력 등에서 동맹에 준하는 협력 관계를 의미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런던 총리 관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안보 분야 조약 체결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일영 관계는 이미 준동맹국이라고 부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일본과의 협력의 신시대'라는 제목의 글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기고하면서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긴밀한 안보 파트너"라고 화답했다.
이번 합의에서 양국은 집단 안보 강화를 위한 '방위·산업협의체' 설치에 합의했다. 양국은 지난 2023년 안보협력 강화 등을 선언한 '히로시마 어코드'에 합의한 데 이어 이탈리아와 함께 3국이 추진하는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사업 GCAP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양국은 자위대와 영국군이 서로의 영토에서 훈련하고 재난구호 활동을 할 수 있는 '상호접근협정(RAA)'과 탄약 제공 등을 가능하게 하는 물품·역무상호제공협정(ACSA) 등 군사 협력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이는 미일동맹 의존도를 줄이면서 '준동맹'을 강화해 안보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영국도 러시아의 위협이 커진 가운데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지원 감축을 예고하자 안보 협력 다각화에 나섰다. 영국은 지난해 독일과 '켄싱턴 조약', 지난 5월 폴란드와 '노솔트 조약'을 각각 맺으며 유럽국가들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양국은 또 에너지 및 핵심 광물 공급망 강화와 다각화에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규제를 전략적 무기로 활용하는 상황에서 양국이 자원 안보 협력으로 견제하려는 취지다. 선언문에는 '자의적인 수출 규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명시했다.
에너지와 경제 분야 협력에도 합의했다.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분야의 협력에 '일·영 프론티어 테크놀로지 파트너십'을 신설해 영국의 AI 칩 설계자와 일본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 간의 교류를 강화한다.
스타머 총리는 "일본 기업들이 영국 인프라 및 금융 서비스에 90억파운드 이상, 해상 풍력 발전에 최대 90억파운드를 투자해 수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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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동맹국인 미국의 자국 제일주의에 불안을 품은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라면서 " 이번 양국 협력이 미국 외의 준동맹국과 협력을 확대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