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스토리] 김경업 오픈에셋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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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서클이 되자는 목표로 시작했지만 이젠 금융 규제에 가장 잘 대응하는 디지털자산 금융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디지털자산 사업을 하려는 모든 금융기관이 가장 먼저 찾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고자 합니다."
김경업 오픈에셋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만나 "블록체인 기술과 웹3 경험을 갖추면서도 금융 규제를 제대로 이해하는 곳"이라고 회사를 정의하며 이같이 말했다.
2023년 설립된 오픈에셋은 금융기관이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디지털자산을 발행하고 보관·이전·교환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단순히 블록체인 기술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금융기관이 기존 규제를 준수하면서 디지털자산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같은 자신감의 배경에는 김 대표가 블록체인과 금융 현장을 넘나들며 쌓아온 경력이 있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211,500원 ▼6,500 -2.98%)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한 뒤 카카오(31,550원 ▼550 -1.71%)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로 옮겨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메인넷 개발·출시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사업을 총괄하며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 인프라에 접목하는 경험까지 쌓았다.
클레이튼에서 한은 CBDC까지

창업의 씨앗은 한국은행 CBDC 사업에서 싹텄다. 김 대표는 CBDC를 개발하면서 민간 스테이블코인 시장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당시 해외에서 서클과 테더의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침 2023년 금융위원회가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발표하면서 토큰증권(STO)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됐다. 김 대표는 메인넷과 지갑, CBDC 개발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해 같은 해 4월 오픈에셋을 설립했다. 이후 한국투자증권과 업무협약을 맺고 토큰증권 협의체 '한국투자 ST 프렌즈'의 발행 분산원장 시스템 개발을 맡았다. 창업과 동시에 첫 레퍼런스를 확보하며, 이를 계기로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 사업을 함께 가져가는 전략을 세웠다.
창업 초기 목표는 직접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한국의 서클'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제도화 논의가 은행 중심 컨소시엄으로 전개되면서 금융기관에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인프라를 공급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김 대표는 "은행 중심으로 간다면 우리가 혼자 발행사가 되기는 어렵겠다고 판단했다"며 "대신 발행 시스템을 은행 중심의 컨소시엄에 공급하고 함께 시장을 만들어가자는 방향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예치금 없으면 발행도 못한다…규제 녹인 '오픈민트'

이 같은 전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오픈에셋의 대표 서비스가 스테이블코인 발행·관리 솔루션 '오픈민트'다. 은행과 발행사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부터 예치금 관리까지 함께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현재까지 총 8개 금융기관과 오픈민트 PoC(개념검증) 등을 진행했다.
핵심은 '은행 이중서명'이다. 발행사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려 해도 은행이 예치금을 확인하고 승인하지 않으면 코인을 발행할 수 없다. 예치금 없는 발행을 시스템 단계에서 차단한 것이다. 여러 은행에 예치금을 나눠 관리하는 기능도 갖췄다. 김 대표는 "발행사조차 마음대로 코인을 발행할 수 없도록 한 것이 핵심"이라며 "은행의 승인이 있어야만 발행되도록 해 예치금과 발행량이 맞지 않는 문제를 기술적으로 원천 차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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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민트가 스테이블코인을 '만드는' 인프라라면 회사의 또 다른 핵심 서비스 '다가온'은 금융기관과 법인이 디지털자산을 실제로 '다루는' 서비스다. 보관·이전·교환과 지갑 기능 등을 제공한다. 오픈에셋은 다가온 출시를 위해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마치고 금융당국의 심사를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은행들이 기존 규제를 지키면서 새로운 디지털자산 시스템까지 직접 운영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며 "은행이 해야 할 영역과 오픈에셋이 맡을 영역을 나누고 금융기관의 요구사항을 서비스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접점 확대…"디지털 종합금융회사로 도약"
금융권과 접점도 넓히고 있다. 오픈에셋은 현재까지 하나벤처스, 한국투자파트너스, 매쉬업벤처스, 더즌, IBK캐피탈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은행계·금융계 투자사와 인프라 기업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NH농협은행의 'NH오픈비즈니스허브' 협업 기업으로 블록체인 스타트업 중 유일하게 선정돼 디지털자산 분야의 PoC 등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농협은 디지털자산 사업에서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며 "블록체인 스타트업으로 유일하게 선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지연에도 대비하고 있다. VASP 신고가 수리되면 달러 스테이블코인 서비스를 먼저 시작할 계획이다. 수출기업이 해외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받은 수출대금을 보관·관리하고 금융기관과 연계해 원화로 전환하는 서비스 등을 구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금융 생태계가 기존 금융망과 디지털자산 기반 금융망이 필요에 따라 함께 사용되는 '하이브리드' 구조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송금이나 결제에서도 더 효율적인 방식을 활용하는 식이다.
김 대표는 "고객은 해외송금이나 카드결제가 계좌이체로 처리됐는지, 스테이블코인이나 예금토큰으로 처리됐는지 굳이 알 필요가 없다"며 "중요한 것은 디지털자산을 활용해 금융 인프라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은 오픈에셋이 그리고 있는 사업의 시작점"이라며 "사업 영역을 넓혀 궁극적으로는 디지털자산을 기반으로 한 종합금융회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