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K웨이브 올라탄 K이니셔티브 현장을 가다] 신세계백화점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복합 쇼핑몰 허드슨야드몰. 평일 오후에도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곳 1층 한켠에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세련된 K-뷰티 제품을 내세운 특별한 매장이 둥지를 틀었다. 신세계백화점이 국내 유망 중소 뷰티 브랜드들과 손잡고 선보인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 뉴욕 팝업 스토어' 현장이다.
매장 입구에 들어서자 독창적인 향이 코끝을 자극했다. 은은하게 감도는 향기를 따라 걸음을 옮기자 현지 고객들이 진열된 화장품을 발라보거나 향을 맡으며 제품을 유심히 둘러보고 있었다. 온라인과 한국 여행을 통해 접했던 브랜드를 뉴욕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려는 이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맨해튼에 거주하는 미국인 브랜다도 그중 한 명이었다. 한국 여행을 자주 다닌다는 그는 손에 쥔 쇼핑백을 보여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브랜다는 "한국 여행을 자주 가는데 좋아하는 한국 브랜드를 뉴욕에서 이렇게 다양하게 볼 수 있어 반갑다"며 "뷰티에 관심이 많아서 평소 궁금했던 한국 화장품을 직접 체험하고 바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이번 팝업은 국내 유망 브랜드를 발굴해 해외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신세계백화점의 중소기업 상생 플랫폼 '하이퍼그라운드'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뉴욕 팝업에는 산업통상자원부 협력 아래 국내 브랜드 34개사가 참여했다.
중소 브랜드가 허드슨야드 같은 뉴욕의 주요 상업시설에 단독 매장을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과도한 임대료와 물류비, 복잡한 인허가 절차 때문이다.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는 대기업의 강력한 상품 기획력과 유통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소 브랜드들이 한곳에 모여 'K-콘텐츠 파워'를 발휘할 수 있는 판을 마련했다.
한국에서 인기를 얻은 브랜드라도 미국 소비자에게 같은 반응을 얻는다는 보장은 없다.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과 디자인에 관심을 보이는지, 직접 사용한 뒤 구매로 이어지는지, 브랜드의 이야기와 콘셉트가 현지 시장에서도 통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팝업은 이런 반응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인 셈이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현지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기회는 중요하다. 해외 유통망에 입점하려면 제품 경쟁력뿐 아니라 현지 소비자의 선호와 가격 수용도, 브랜드 인지도 등을 파악해야 한다. 팝업은 이런 정보를 얻는 동시에 바이어와 유통 파트너, 콘텐츠 크리에이터 등과 접점을 넓힐 기회가 될 수 있다. 온라인 판매나 해외 박람회 참가만으로는 얻기 어려운 소비자 반응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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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는 해외 시장과 브랜드를 연결하는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현지에 직접 매장을 내는 방식만 고집하기보다 팝업을 통해 시장성을 먼저 검증하고 가능성이 확인된 브랜드가 현지 유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략이다. 뉴욕뿐 아니라 도시별 소비자 특성과 유통 환경을 고려해 한국 브랜드를 소개하는 플랫폼으로 하이퍼그라운드를 키운다는 구상이다.

이런 시너지는 현지 반응으로 증명되고 있다. 공식 오픈 전부터 현지 유통 관계자들과 인플루언서들의 문의가 상당했다는 귀띔이다. 매장을 찾은 고객들의 구매율 역시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해외 유통 파트너나 대형 리테일러와의 접점을 넓히는 실질적인 교두보 역할을 해내고 있는 셈이다.
박상언 신세계백화점 뉴리테일담당 상무는 "뉴욕 팝업은 신세계의 상품 기획력과 유통 노하우를 바탕으로 K-뷰티 브랜드와 글로벌 소비자를 직접 연결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예상을 뛰어넘는 현지 반응을 통해 K-브랜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하이퍼그라운드를 유망한 국내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돕는 글로벌 성장 플랫폼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 뉴욕 팝업스토어는 파리, 도쿄, 태국 등에 이어 K-뷰티의 영토를 북미 핵심 시장으로 확장하는 전초기지다. 다만 팝업의 성과가 일회성 관심에 머물지 않으려면 현장에서 확인한 반응을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방문객의 호기심이 구매로 이어지고 팝업에서 인지도를 쌓은 브랜드가 정식 유통망에 진입해 꾸준한 매출을 만들어내야 한다. 참여 브랜드의 해외 진출 성과가 축적될수록 하이퍼그라운드의 역할도 해외 홍보를 넘어 실질적인 유통 지원으로 확장될 수 있다.
한국 브랜드를 해외에 소개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지 시장에 뿌리내리게 하는 것,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가 시험대에 올린 다음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