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이클 자원강국]<4>다시쓰는 폐배터리③회수율 끌어올리는데 주력

리튬·니켈·코발트·망간 등 핵심 금속이 다량 함유된 폐배터리는 그 자체로 '자원'이다. 전기차 배터리 교체 주기가 돌아와 폐배터리가 대거 쏟아질 것에 대비해 미래 자원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592,000원 ▲62,000 +11.7%)는 폐배터리에서 핵심 광물을 회수해 배터리 생산에 재투입하는 순환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리사이클 연구 랩(Lab)'을 중심으로 소재 회수율을 높이고 친환경 회수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432,000원 ▲29,000 +7.2%)은 최근 현대자동차·기아(116,000원 ▲5,800 +5.26%)와 전기차 폐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다시 쓰는 실증 사업에 착수했다. 현대차(326,000원 ▲14,000 +4.49%)·기아는 재사용 기술과 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LG에너지솔루션은 이들 배터리로 UBESS(사용 후 배터리 기반 ESS)를 제작해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소재업계는 폐배터리 확보부터 핵심 소재 생산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에 나섰다. 엘앤에프(100,500원 ▲6,800 +7.26%)의 자회사 제이에이치화학공업(JHC)은 지난해 폐전지류 폐기물 종합 재활용 허가를 취득하고 전처리 라인을 마련한데 이어 올해 방전·해체 라인을 추가했다. 폐배터리 반입부터 핵심 중간재인 블랙매스 생산까지 아우르는 것으로, 연간 처리 능력은 1만5000톤에 달한다.
LG화학(275,500원 ▲21,500 +8.46%)은 올해 상반기 충북 청주공장에 폐배터리 재활용 파일럿(시험) 설비를 완공해 가동에 들어갔으며, 2028년쯤 양산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에코프로(90,400원 ▲9,100 +11.19%)도 계열사 에코프로씨엔지를 앞세워 원료 확보부터 전구체·양극재 생산, 재활용까지 잇는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다만 기업들이 앞다퉈 기술과 설비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시장을 키우는데 한계가 있다. 정작 재활용할 폐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쉽지 않아서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후환경에너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 8월말까지 의무 반납 대상 전기차 폐배터리 회수율은 65.9%에 그쳤다.
특히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발생한 블랙매스(리튬·니켈·코발트·망간 등 핵심 광물이 포함된 검은색 가루)가 중국 등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세계 블랙매스 생산·소비 능력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응해 블랙매스 수출을 1년간 제한하기도 했다. 해외 원료 조달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유럽에서 블랙매스를 국내로 들여오려면 바젤협약에 따른 수입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유효기간이 1년에 불과해 부담이 크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전세계적으로 폐배터리 재활용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정부 역시 제도 정비에 나서고 있다. 폐배터리를 순환자원으로 쉽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와 관련 고시 개정 등을 추진하는게 대표적이다. 기후부는 에코프로씨엔지·성일하이텍(33,550원 ▲1,600 +5.01%) 등과 '배터리 재생 원료 생산 인증제도 시범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실증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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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국내 리사이클 산업의 생태계 조성과 자원 안보 측면에서 자국 내 자원 선순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배터리 자원이 국내 산업계로 재투입될 수 있도록 정책적·제도적 기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