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뚫다 폐업할 판"…15년 묵은 서비스산업법, 공은 국회로

"규제 뚫다 폐업할 판"…15년 묵은 서비스산업법, 공은 국회로

세종=김온유 기자
2026.10.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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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사진=(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정부가 반도체에 이어 고부가 업종이 밀집한 서비스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발법) 제정에 속도를 낸다. 부처간 칸막이 규제에 가로막혔던 신산업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그간 서비스 산업으로 규정하는 것에 반발이 컸던 보건·의료 분야를 제외하기로 방향을 정하면서 사실상 국회 통과만을 앞둔 상황이다.

21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재경경제부는 반도체에 이어 한국 경제를 견인할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해 서발법의 연내 제정을 추진 중이다. 서비스산업은 농림어업이나 제조업 등 재화를 생산하는 산업을 제외한 업종을 의미한다. 숙박·음식점업, 금융·보험업, 공공행정, 교육, 보건·의료, 예술·스포츠 등이 포함된다.

현재 서비스산업에 대한 통합된 정부 지원 체계와 지원 근거가 없다. 무엇보다 AI(인공지능)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기존 서비스산업과 융합해 신산업이 쏟아지는 가운데 기존 틀로는 이들을 규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타다·로톡·삼쩜삼 등 신산업이 나올 때마다 제도권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분쟁에 직면했다.

서비스산업은 제조업을 보조하는 산업으로 여겨져 매번 후순위에 있었다. 그러나 AI가 여러 서비스산업과 결합하면서 경제적 가치를 생산하는 만큼 선제적인 규제 해소가 필요하단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서비스산업은 한국 경제 부가가치의 60%, 고용의 70%를 차지한다. 취업유발계수도 10.0으로 제조업의 두배다.

업계에서는 서비스업에 대한 정부 지원은 없고 '해선 안 된다'는 규제만 가득하다고 입을 모은다. 남성준 다자요 대표는 지난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서비스산업정책 소통 세미나'에서 "아무리 좋은 기술도 서비스로 나오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좋은 결과가 나오기 위해 절차를 마련했는데, 이제는 절차가 목적이 돼버린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인허가 등 절차에 묶여 사업 자체를 할 수 없단 취지다.

다자요는 농어촌 지역의 빈집을 리모델링해 숙박을 중개하는 스타트업으로 사업 초기 규제에 막혀 폐업 위기에 처했던 경험이 있다. 2019년 농어촌정비법에 이미 거주자가 없는 빈집을 숙박시설로 운영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경찰조사를 받으면서다.

스타트업은 창업 이후 규제에 직면해 운영이 중단되면 매출이 악화되고 투자를 받기도 어려워진다. 실증한 기업이 있어야 또다른 도전이 시작되는데, '퍼스트 펭귄'은 규제를 뚫는 과정에서 사실상 폐업 위기에 처한다는 게 남 대표의 설명이다. 다자요도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와 기획재정부(현 재경부)의 '한걸음 모델'로 선정되면서 숨통이 트였지만 규제로 인한 피해는 여전한 상황이다.

서발법이 필요한 것도 이 지점에 있다. 대표적으로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서발법 제정안은 정부가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해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고 적극행정을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특히 법령이 불명확하면 산업 진흥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해석토록 했다. 이외에도 서비스산업 연구개발 지원, 신산업과 기존 사업자 간 갈등 조정을 위한 기구 설치 등이 담겼다.

무엇보다 '보건·의료' 분야를 제외하면서 그간 최대 쟁점이었던 '의료 민영화' 프레임에서도 벗어났다. 22대 국회에 계류된 4건의 법안 중 2건(김영환·최은석 의원안)은 의료법, 간호법, 약사법, 국민건강보험법, 국민건강증진법 등의 적용을 제외하고 있다.

서발법은 2011년 이명박 정부 당시 의료 공공성 훼손을 이유로 좌초된 이후 번번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부도 주된 논란이 상당 부분 해소된 만큼 연내 제정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재경부 관계자는 "AI와 결합한 새로운 융복합 서비스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현재 제도로는 서비스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쉽지 않다"며 "연내 서발법이 제정돼 서비스산업이 반도체 등 제조업과 함께 우리 경제성장을 위한 제2의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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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온유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김온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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